“이름만 ESG펀드 방지”…금감원, 중요정보 공시기준 도입

투자 전략과 ESG 간 연관성 설명
운용 전문성도 별도 기재

이미지투데이

앞으로 펀드 이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포함했거나 투자 설명서에 ESG 관련 내용을 기재한 공모펀드는 투자 전략 등 중요정보를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ESG 펀드 공시기준 도입안을 내놨다. 이달 공시기준을 개정하고 2개월의 유예를 거쳐 내년 2월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활동과 관련한 평가요소를 말한다. 국내 공모 ESG 펀드 설정액은 2018년말 2조원에서 올 3월말 8조6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명확한 기준이 없어 ‘무늬만 ESG’인 펀드들이 많다는 지적들이 제기돼 왔다.

금감원은 이에 올3월부터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사 7곳, 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ESG 펀드 공시기준을 논의해 왔다.

앞으로 스스로 ESG 펀드임을 표방하는 모든 공모펀드는 투자목적과 투자전략에서 분명한 ESG 관련성을 갖춰야 한다. 즉 펀드 명칭에 ESG를 포함하고 있거나 투자 설명서상 투자 목적·전략 등에 ESG를 고려하고 있음을 기재하고 있다면 공시 대상이다.

ESG 펀드 운용사는 증권신고서에 투자 대상의 선정 기준·절차, ESG 평가 방법·내용 등 해당 펀드의 투자 전략과 ESG 간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한 정기적인 운용 경과보고도 해야 한다.

운용 능력 측면에서도 운용 인력의 ESG 펀드 운용 경력이나 ESG 평가·분석 업무 관련 전담 조직 운영 여부 등도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ESG 우수성과 수익률 간 상관관계에 대한 투자자의 오인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 유의사항에 주의 문구도 표시하도록 했다. 투자기업의 ESG 평가 등급 하락 등 투자 전략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특수 위험에 관해서도 설명하도록 했다.

펀드 재산으로 외부의 ESG 평가 결과 활용을 위한 비용을 지급할 때는 구체적인 지급 내용을 기재해야 한다.

적극적 주주 활용을 주요 전략으로 표방하는 펀드는 주주활동 실시 내용 등을 상세히 적어야 한다.

새 공시기준안 시행일 이전에 설정된 기존 펀드에도 같은 내용이 적용된다. 따라서 운용사는 현재 운용 중인 펀드의 ‘적용대상 여부’를 판단해 미리 증권신고서 정정 공시를 준비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달 내 공시기준과 서식 개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의 준비 기간과 증권신고서 정정 신고 집중 심사 기간을 거쳐 내년 2월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는 ESG 펀드에 대한 투자 판단이 보다 쉬워지고, 운용사는 사전에 공시한 대로 책임 있게 운용함으로써 건전한 ESG 투자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