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3기 "역대급 경주마 성장기를 어떻게 참아"
"그 유명한 최강마 맞아? 서사를 모른다면 오해할 수 있는 1화"
사이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3기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기자는 2기를 4번 정도 정주행했다. 물론 라이스 샤워 서사가 정주행 반복의 결정적 이유다. 우마무스메 애니메이션은 단순 킬링 타임용이 아닌 스포츠 드라마 장르처럼 탄탄한 서사가 매력적이다.
마치 DRX가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을 극적으로 우승했던 그런 서사다. 정말 오래 기다렸던 애니메이션인 만큼 라프텔에서 방영되는 즉시 시청했다.
1기는 스페셜 위크, 2기는 토카이 테이오, 3기는 키타산 블랙이다. 키타산 블랙은 우마무스메 게임을 즐기지 않아도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을 알 만큼 유명한 경주마다. 그 유명세는 2016~2017 시즌 역대급 우승 기록을 달성하며 당시 일본에서 경마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조차 이름을 알 정도다.
그 성능은 게임에서도 제대로 반영됐다. 게임 서비스 초반부 등장했던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는 보유하지 않으면 게임 내 경쟁 콘텐츠에서 살아남기 힘들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덕분에 일본, 한국, 대만 등 글로벌 전역 우마무스메 매출 순위도 최고조에 달했다.
3기는 2기 막바지에서 연결된다. 2기에서 키타산 블랙은 어린 시절 토카이 테이오를 동경해 항상 따라다니며 응원했다. 그렇게 토카이 테이오를 보며 꿈을 키운 키타산 블랙이 사토노 다이아몬드와 함께 성장한 모습으로 트레센 학원 입구에 들어서는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이에 따라 3기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적어도 2기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3기는 G1 경주에서의 키타산 블랙 모습으로 시작한다. 스페셜 위크, 사일런트 스즈카, 토카이 테이오 등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1~2기 주연 우마무스메들 모습이 나온다. 너무 반가웠는지 살짝 울컥했다. 해당 경주에서 키타산 블랙은 두라멘테에게 패배한다.
패배라는 단어가 키타산 블랙에게 다소 낯설 수 있다. 일본 경마 역사 혹은 우마무스메 서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최강이었다면서 패배도 했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키타산 블랙은 우승컵을 휩쓸었던 최강마다. 하지만 두라멘테만은 예외다. 키타산 블랙이 단 한 번도 꺾지 못한 유일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3기 작화는 2기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선과 명암에 세련미가 더해진 정도다. 색상의 경우 RGB 수치로 비교하니까 거의 동일했다. 아직 1화인 만큼 극적인 서사 전개가 없어서 그런지 경주에서의 이펙트도 다소 정제된 느낌이다.
키타산 블랙은 두라멘테에게 패배한 이후 다음 레이스를 향해 열심히 단련한다. 이 과정에서 그의 트레센 학원 생활 모습이 조명되는데 1~2기에서 흔히 봤던 트레센 학원 장면들과 동일하다.
보드카, 다이와 스칼렛, 골드십, 메지로 맥퀸, 사쿠라 바쿠신 오 등 반가운 얼굴이 계속 등장하니까 보는 내내 1~2기의 추억도 떠올리고 즐거웠다. 슬프지만 라이스 샤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특별편에서 만난 걸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트레이너도 볼 수 있다. 얼굴이 조금 더 날카로워진 느낌? 한층 멋있어졌다. 1~2기에서 트레이너는 체계적인 분석에 기반한 훈련보다는 감각적인 훈련과 자유도를 중시했다.
키타산 블랙에게는 한층 체계적인 훈련 과정을 소화시켰다. 기존 트레이너의 감성이 조금 사라지긴 했지만 1~2기를 거치며 그 또한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드십의 독특한 훈련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애니메이션 구성은 늘 그랬듯이 트레센 학원 생활, 훈련 장면 이후 경주로 마무리된다. 경주 전까지 겉으로는 늘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던 키타산 블랙도 다른 경주마들과 다르지 않았다. 내적으론 불안감으로 수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특별한 계기로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고 그렇게 G1 일본 더비를 맞이한다.
키타산 블랙의 승부복. 언제 봐도 예쁘다. 일본 전통 의상을 개량한 디자인으로 무엇보다 빨간색, 검은색의 색감 조화가 일품이다. 키타산 블랙뿐만 아니라 3기 우마무스메들의 승부복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이전 작품 대비 개성을 더 살렸다.
일본 더비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다. 정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최강마 맞아? 스페셜 위크보다 심각한 거 같은데"라고 오해할 수 있다. 당연히 키타산 블랙이 태어나자마자 최강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필사적인 노력으로 그가 최강마로 거듭나는 과정이 3기 애니메이션 관전 포인트다.
1화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사실 퀄리티가 더 낮았어도 무조건 감상했을 텐데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새로운 이야기는 물론 추억을 되살리는 구성까지 모두 합격점을 줄만 하다. '블리치 천년혈전 편 결별담'이 막을 내려 감상할 만한 애니메이션이 없어 우울했던 찰나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평가가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겠지만 1~2기를 미뤄보면 걱정되지 않는다. 13화 분량으로 제작했다고 알려졌는데 끝까지 감상한 후 우마무스메 팬들과 함께 소감을 나눠보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우마무스메 애니메이션은 스포츠 드라마 장르 수준의 탄탄한 서사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성과 문화를 싫어한다면 당연히 흥미 없겠지만 우마무스메의 항마력 요구치는 낮은 편이다. 아직 감상하지 않았다면 1기부터 차례대로 주행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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