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이었나요, ‘독전2’[한현정의 직구리뷰]
영화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물.
“오로지 새로운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안 썼던 뇌 근육을 다 써보는 느낌으로 만들었다”는 이해영 감독표 ‘독전’(2018)의 속편이다. 실제로 ‘독전’은 숱하게 만나온 흔한 범죄극관 달랐다. 요소마다 한 끝씩 달라진 결들이 모여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하고도 개성 넘치는 웰메이드 범죄극으로 완성됐다. 故김주혁을 비롯해 진서연·조진웅·류준열은 강렬 그 이상의 ‘인생캐’를 탄생시키며 매 씬 감탄을 자아냈다.
그 결과 평단은 물론 관객의 마음도 제대로 ‘무빙’했다.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속편에 대한 러브콜도 쏟아졌다. 그렇게 전작의 기대와 후광을 한껏 입고 다시 돌아온, ‘독전2’다.
광고·디자인·영화 업계를 오가며 활약해온 멀티 플레이어 백감독이 ‘뷰티 인사이드’(2015) 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고, 그와의 인연으로 배우 한효주가 ‘큰칼’로 빌런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됐다. 전작 주인공 류준열을 대신해 오승훈이, 김주혁을 대신해 변요한이 특별 출연을, 조진웅 차승원은 다시금 합류했다.
그것을 다루는 개성은, 무기는 단연 다를 수 있지만, (아니 달라야하지만) 문제는 전작의 장점들을 가둬버린 채, 잘못된 부품으로 교체한듯 부조화를 이룬다는 것. 스토리와 전개는 진부해졌고, 캐릭터들의 매력도 다운그레이드됐다.
찐득한 브로맨스의 맛, 장르적 쾌감은 낮추고 그럴듯한 분위기로 메시지만 강조한다. 무엇보다 ‘독전’만의 독보적 세계관을, 미덕을 지키지 못한 미스매치다. 날것의 생생함으로 살아 숨쉬던 캐릭터들의 에너지도 한 풀 꺾였다. 쓸쓸하고도 헛헛한 뒷맛만 남았으니 묘하게 속은 기분이요, 괜스레 서운하다.
락과 원호의 케미는 특히 단조롭다. 이로 인해 캐릭터를 향한 연민과 호감 지수도 급락한다. (류준열의 빈자리를 채운 오승훈은 ‘주인공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무색무취.) 그렇게 한 축이 무너진 가운데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분량과 살벌함을 몰아준) ‘뉴빌런’ 큰칼조차 초반부 임팩트를 넘지 못하니, 얕은 아우라는 갈수록 힘에 부친다.
애초에 ‘독전’에서 ‘독전’으로 끝나는 운명에서, 범죄 액션물에서 태어난 작품은 짊어진 책임을 다하지 못한 채 이탈한 항로를 따라 저 멀리 떠난다. 어떤 면에서도 전작을 넘지 못한다. 미완의 멋이 더 그리운, 메마른 여운이다.
한편,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독전2’ 공개 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차승원은 관객을 향해 “이게 이런 영화였나요? 굉장히 당황스럽다. 제가 한효주에게 ‘어땠냐’라고 물었더니 ‘어, 어’ 이러고 말더라. 순간 ‘영화가 안 괜찮나’ 싶었다. 그런데 뭔가 좀 다른 영화를 찍은 거냐, 많이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한효주도 “찍으면서도 이런 영화일 줄 몰랐다.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했던 것관 좀 달랐다”며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영화는 오는 11월 17일 공개된다. 추신, 넷플릭스 공개가 ‘신의 한 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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