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그녀’는 힘차게 배트를 돌렸고[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헛스윙
어떤 공을 어떻게 치려는지 알겠다. 배트를 힘차게 휘두르지만 공을 맞추지 못한다.
‘화사한 그녀’는 화사한 기술이 주특기인 전문 작전꾼 지혜(엄정화)가 마지막 큰 판을 계획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오락 영화다. ‘오케이 마담’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엄정화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구성은 기존 범죄 오락 영화를 충실히 따라간다. 좋게 표현하면 계승이고 안 좋게 표현하면 답습이다. 목표물을 발견하고, 잠입하고 훔치는 공식을 성실히 따라간다. 모녀 사기단은 사기 종목은 다르지만 ‘하트브레이커스’를 연상하게 하고 주인공과 조력자들의 한탕 작전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코미디 영화지만 웃음 타율이 낮다. 보다보면 ‘여기가 개그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머리론 이해되지만 입이 웃지 못한다. 큰 줄기 옆에 따라가는 주변 이야기들 역시 다소 산만하게 진행돼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후반엔 신파도 한 스푼 뿌려준다. ‘이 정도 만들었으면 됐다’, ‘이쯤하면 됐다’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안일함이 현재 영화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감독과 배우들은 하나같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어떤 마음으로 봐야 편하게 볼 수 있을까?
요즘 그 어떤 영화라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없다. 티켓값이 올라가면서 관객의 평가 기준도 함께 올라갔다. 예전처럼 적당히 보고 적당히 평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엄정화 무게감은 충분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 한 편을 책임진다. 박호산의 연기 변신 또한 관객을 사로잡을 만하다.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3.5개
김도곤 온라인기자 kim201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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