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해외로 간 금융수장
혈기 왕성하던 젊은 시절에 해외 출장은 나름 설렘 가득한 업무다.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해외 출장은 고역이다. 오랜 비행시간을 견뎌내야 하고, 장거리 출장의 경우에는 시차 적응이라는 고난까지 떠안아야 한다. 한 전직 경제관료는 "짧은 일정의 해외 출장을 갈 경우에는 아예 수면을 희생하고 시차 적응을 안 하는 게 상책"이라고까지 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추석 황금연휴 중 이틀을 소모한 출장이었다. "가급적 평일 해외 출장은 가지 않으려는 것이 위원장의 생각"이라는 전언이다. 남들이 해외로 놀러갈 때 대신 출장을 떠난 김 위원장은 8년 만에 한일 금융당국 셔틀회의를 복원하고 왔다. 이에 더해 한일 은행연합회 공동 세미나, 한일 협력 민간 스타트업 펀드 출범식 등에 참석해 우리 금융사의 일본 내 영업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왔다.
지난달 스위스, 영국, 독일 출장을 다녀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감독 '서비스'를 하고 왔다. 동행했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가감 없이 털어놓은 소감은 다음과 같았다. "해외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배당정책인데, 금융당국 수장이 공개석상에서 이를 명확히 해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해외투자자와 네트워킹 미팅 자리에 원장이 배석해 유창한 영어로 다가가면서 분위기가 한층 좋았다" 등이다. 이 원장의 배당정책 발언이 알려지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주가가 일제히 오르기도 했다. 올해 5월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며 도마에 올랐던 이 원장의 인도네시아 출장에 동행했던 한 금융사 CEO의 전언은 다음과 같았다. "어휴, 저희 이야기에는 꿈쩍 않던 현지 금융당국이 이 원장의 설명을 듣고 나더니 현지에서 겪었던 고충을 바로 해결해주더라고요."
10월 둘째 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출장을 빙자해 해외에 놀러간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물어보는 건 단언컨대 '가짜뉴스' 전파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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