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소비 신인류 '잘파'에게 잘 파는 법
SNS·AI 등 디지털에 익숙하지만
알고리즘에 반감 크고 진정성 추구
'나보다 우리' 인간적 연결도 중시
사회적 가치 실천기업 선호하고
경제 불확실성에 '작은 사치' 즐겨
기업 성장하려면 '잘파' 이해해야
팬데믹이 한창일 때 10~20대를 보냈다. 궁금한 게 있으면 구글 대신 틱톡에 접속한다. 주식은 물론, 각종 간편결제, 암호화폐도 익숙하다.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하는 데 거리낌이나 어려움이 없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 잘파세대에 해당하는 특징이다. 잘파세대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를 일컫는다. MZ세대보다 더 이해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세대로 손꼽힌다. 신간 ‘잘파가 온다’는 이같은 잘파세대의 특징을 소개하고 국내 기업이 잘파세대의 고객에게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지를 제안한다.
책의 저자인 황지영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수년간 삼성전자, 신세계백화점, 기아자동차, KB금융 등에서 마케팅 강연을 진행했다. 국내 다수 기업에서 저자를 찾는 데는 그가 소비 권력의 세대 교체와 트렌드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잘파세대는 가까운 미래에 경제를 이끄는 주요 세대로 급부상한다. 이 세대는 이미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알파 인구가 22억 명에 달하게 될 전망이다. 전체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베이비붐 세대를 추월하게 된다. 이들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업 역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셈이다.
저자는 잘파세대를 이해할 키워드 중 하나로 ‘안티알고리즘’을 꼽는다. 저자는 잘파세대가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가상·증강현실(V·AR)에 익숙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노출되는 콘텐츠에 대해 반감이 크다고 묘사한다. 이들 세대는 유튜브 영상을 볼 때 일부러 로그인하지 않거나 일부러 전혀 관심 없는 콘텐츠를 시청해 알고리즘을 조작한다.
앞서 개인 취향, 정보를 AI가 분석해 개인 맞춤화된 콘텐츠를 알고리즘으로 제공해주는 게 편리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의 노출을 막아 취향, 생각을 획일화시키는 부작용도 유발한다. 잘파세대는 이 같은 점을 그 어느 세대보다 잘 알고 있어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찾으려는 수요가 크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인스타그램, 틱톡을 넘어 알고리즘에서 자유로운 소셜미디어를 지향하는 ‘테이프리얼’, 하루에 한 번 무작위로 2분만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는 ‘비리얼’ 등의 서비스가 출시돼 10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한국기업과 브랜드도 소셜미디어 콘텐츠 노출에서 알고리즘에 대한 반향, 콘텐츠의 진정성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조금 더 앞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의 요구를 진정성과 연결해 마케팅에 이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잘파세대는 디지털 세계에 익숙하지만 동시에 인간적 소통, 연결도 중요하게 여긴다. 이 세대의 고객들은 디지털 전환 속에서도 연결과 커뮤니티를 찾는다. 2015년 게이머들의 채팅 앱으로 시작한 디스코드가 2021년 기준 3억5000만 명의 가입자, 1억5000만 명의 월간 활성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디스코드의 주 이용자는 18~24세로 잘파세대다. 이들은 디스코드 내에서 게임 관련 채팅 외에 댄스, 스터디, 패션·뷰티 등의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한다. 이 같은 커뮤니티 채널만 디스코드 내에 1900만 개에 달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관심사에 따라 토론하고 싶은 이 세대의 욕구를 디스코드가 충족시켰기에 많은 이용자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잘파세대는 ‘나’보다 ‘우리’를 중요하게 생각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한다.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작은 사치나 개인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소비를 한다. 불멍, 물멍 등 의식적으로 게으름을 취하는 등 정신 건강에도 관심이 높다. 기업들은 이를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짜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저자는 “많은 기업이 Z세대가 주류인 신입사원 고용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지만 앞으로 이 세대의 직업관과 사고를 이해하는 것은 안정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잘파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강조한다. 1만8000원.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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