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LCK의 브랜드 가치에 관해
e스포츠가 스포츠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단지 사회의 인식만으로 진행되는 일은 아니다. 그만큼 e스포츠 콘텐츠의 가치가 기존 스포츠의 가치만큼, 혹은 그 이상의 가치로 인정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e스포츠의 콘텐츠 가치를 세상에 널리 알린 기회가 됐다.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시아가 주목하는 e스포츠의 열기를 그대로 세상에 전해줬다. 이번 아시안게임 경기 중 e스포츠 종목 티켓 가격은 상위권에 속했음에도 매진되었고, e스포츠 업계 아이콘인 '페이커' 이상혁은 관중들의 스타를 넘어 미디어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스타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e스포츠 콘텐츠 가치가 다시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이미 진행 중인 e스포츠 콘텐츠의 가치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에서는 2012년 롤챔스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현재 LCK로 진행 중이며, 올해는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에서 주최하는 국제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열리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는 경기장뿐만 아니라 종로, 광화문, 잠실 등 서울 곳곳에서 롤드컵의 분위기를 전한다.
PC방에서 시작한 e스포츠는 이제 얼마만큼의 콘텐츠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한국에서 수출하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 콘텐츠인 e스포츠는 해외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을까.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를 총괄 운영하는 라이엇 게임즈의 박원영 아시아 퍼시픽 커머셜 파트너십 총괄을 만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끌고 있는 e스포츠의 콘텐츠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은 라이엇 게임즈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커머셜 파트너쉽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 이전에는 현대자동차 스포츠 마케팅 관련으로 일했고, 이후 SBS-아프리카TV에서 글로벌 사업팀을 담당했습니다. 누군가 제가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예전에는 스포츠 마케팅을 좋아하고 일로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는데, 이제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한 지 5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e스포츠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흔히 클래식 스포츠라고 부르는 기존 스포츠와 e스포츠에서 모두 오랜 기간 일을 하셨는데, 이 둘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미디어 중계권과 스폰서십, 그리고 라이센싱으로 나가는 사업의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안을 들여다보면 기존 스포츠와 e스포츠의 특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기존 스포츠는 종목의 권한이 없는 무형의 지재권을 중심으로 공적인 영역으로 성장을 했지만, e스포츠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지재권을 가지고 출발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기존 스포츠는 실제 무대에서 진행되는 경기를 중심으로 사업이 성장해 가는 반면, e스포츠는 디지털 공간을 기반으로 팬들이 경기를 즐기고 이후 같은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 게임을 하거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팬 관여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가장 큰 차이는 팬의 관여도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서 e스포츠가 사업적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잠실 야구장에 가면 굉장히 많은 팬이 있습니다. 남녀노소 굉장히 많은 팬이 경기장에 찾아와 경기를 즐기죠. 하지만 경기장에 오거나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 중에 야구를 직접 플레이하는 사람의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는 팬과 시청자가 높은 비율로 해당 게임을 실제로 즐깁니다. 게임 플레이 경험을 증폭하기 위해 e스포츠 경기를 보고, 경기에서 얻은 영감을 실제로 느끼기 위해 다시 게임을 합니다. 이렇게 시청 경험과 플레이 경험이 맞물려 돌아가니 e스포츠 시청자는 게임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죠. e스포츠는 기존 스포츠와 이런 점에서 다르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파트너십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청자가 곧 게이머인 e스포츠의 높은 팬 관여도를 기업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업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아무래도 야구가 한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스포츠이니만큼 예로 들게 되는데, 대부분의 기업은 기존 스포츠에 후원하며 해당 팀의 팬덤을 마케팅이나 경영에 연계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 팬덤까지 다가가기에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요. 야구를 실제로 하는 사람들, 아니면 야구를 하지 않지만 경기를 보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다가가야 합니다. 여러 가지 경우를 고려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e스포츠를 보는 사람은 동시에 게이머입니다. 그렇기에 시청자와 게이머를 묶어서 동시에 후원을 진행할 수 있고, 마케팅 활용해서도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e스포츠를 후원하면, 해당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에게 같이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거죠.
프랜차이즈 전후로 LCK가 많이 변화했습니다. 사업 개발쪽의 이야기를 하려면 LCK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먼저 이야기 해야 합니다. LCK를 프렌차이즈로 변화시키며 세운 목표는 리그를 글로벌 프리미어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지금 세대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세대도 즐길 수 있는 리그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세웠습니다. 그에 맞춰 많은 노력을 LCK 소속 10개 팀들과 함께 하고 있고, 사업 개발 역시 같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사업 부분에서 LCK는 가장 고도화되고 가치가 높으면서도 여전히 성장가능성있는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LCK는 국내에서 제작되어 수출되는 얼마 되지 않는 스포츠 콘텐츠입니다.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을 넘어서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요. 미디어 중계권-스폰서십-라이센싱을 국내 4대 스포츠와 견줘 가장 고도화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목표 이후, LCK 라이브 서비스가 가능한 시차 3시간 내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LCK 시장을 넓히고 있습니다. 글로벌 진출은 3년 전부터 계속 준비해서 이제 그 성과를 조금씩 보이고 있죠. OK저축은행 브리온 '모건' 박루한의 베트남 영향력도 미리 준비된 토대 위에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이후 국내외 많은 기업이 LCK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 증가와 더불어 글로벌 확장이라는 LCK의 목표에 공감하는 기업들이 리그에 후원하며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데, 기업들은 LCK의 어떤 콘텐츠 가치를 보고 리그 후원에 참여했을까요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LCK가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에 관심이 더 많았거든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하위 분류로 LCK를 해석하고 후원을 했었죠. 하지만 이제 리그가 발전하면서 기업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아닌 스포츠 콘텐츠로서 LCK에 관심을 더 가지고 있고, 전 세계 최고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라는 점에 주목하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상위 리그 콘텐츠라는 포인트를 자사의 브랜드나 서비스에 연계하는 것, 그리고 LCK에서 활동하는 선수나 게임 같은 IP를 통해 리그를 지켜보는 시청자와 팬들에게 접근하려 합니다. 정리하자면 전 세계 최고 리그라는 이미지, 그리고 젊은 층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장점이죠. 그리고 프렌차이즈 이전에는 리그 타이틀 후원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타이틀이 아니라 카테고리 부분에서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지금 약 12개 기업이 LCK와 손을 잡고 자신의 분야에서 독점적으로 LCK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글로벌 최고 리그라는 리그 브랜드 가치와 젊은 층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기업들이 리그를 후원하는데, 각 카테고리별로 독점 후원을 진행하는 만큼 후원 기업 선정에도 고민이 많을 듯합니다. LCK를 후원하는 기업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기업 후원을 진행할 때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팬입니다. 후원을 진행해서 팬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리그는 후원사도 함께 지켜봐달라는 요청을 하니까요. 그래서 이 기업이 팬을 잘 받아들이고, 리그 시청이나 현장 관람에 있어서 가치 증진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후원사일지 살펴보고 고민합니다. 조건이 맞아도 팬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후원사면 정중하게 거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팬들이 받아들이는 기업이 후원을 해야 리그 시청 경험에서 좋은 기분을 얻고, 그 기분을 이어서 후원사들의 실체 고객화를 시켜나가니까요. 반대로 기업에서는 젊은 층에게 각광받는 LCK 브랜드 이미지와,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이미지를 본인들에게 적용해 올드한 이미지를 개선시키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LCK 팬덤을 이용해 단기적인 판매 증진을 위한 프로모션을 걸고 그 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목적으로 후원을 제안하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각자 니즈에 따라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후원 과정과 성과에 있어 가장 좋은 예는 우리은행입니다. 최근 금융업계에서 각자의 앱을 출시하고 이 앱으로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경쟁 중입니다. LCK와 우리은행이 후원에 앞서 굉장히 길게 논의한 부분이 기간과 방식이었습니다. 단기간 리그를 후원하고 그만둘 게 아니라면 중장기적으로 팬들을 응원하고 최상위 리그인 LCK뿐만 아니라 그 기틀이 되는 CL이나 아카데미 시리즈까지 후원하면서 팬들이 우리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장검다리를 놓는 방향이 좋다는 이야기였죠. 게임에서 제공하는 스킨을 1대 1 교환하는 방식으로 팬 로열티를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했죠. 설득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은행이 LCK 최장 후원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죠.
코로나19 기간 프로스포츠가 받는 여파가 컸습니다. 다행히 LCK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서 다른 스포츠보다 그 영향이 적긴 했지만, 각 기업들도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았고 이는 결국 후원과 연결됩니다. 코로나19라는 무서운 한파 속에서도 LCK는 당시 10개 후원 기업 모두와 재계약에 성공했을 정도로 잘 살아남았고, 그만큼 리그 콘텐츠 가치를 증명했다고 할 수 있죠. 당시 기업은 모두 진행 중이던 후원 리스트의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있었어요. 후원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줄이거나, 혹은 중단하게 되는데 모든 기업이 LCK는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후원 순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타 스포츠 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4대 리그라고 할 수 있는 한국 LCK, 중국 LPL, 북미 LCS, 유럽 LEC 중에서 LCK만 유일하게 후원을 유지할 수 있었죠. 단지 리그 브랜드 가치가 높아서 좋은 후원 성과를 얻은 게 아니라 후원 기업들이 LCK 후원 과정에서 무엇을 원하고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계속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후원금이나 상품을 받고 그냥 끝내는 게 아니라, 후원 계약을 하고 기업들이 LCK에서 얻어갈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스플릿이 끝나면 전체 후원사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여기는 LCK 각 부분 리드가 나와 전체적인 성과 및 결과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각 후원사와도 1대 1 피드백을 주고받죠. 이런 자리에서 LCK의 결과를 투명하게 후원사와 공유하는데, 후원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LCK가 굉장히 투명하고 친화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다른 스포츠 리그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경험이라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 기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낸 LCK지만, 후원 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 만큼의 콘텐츠 가치를 보여줬습니다. 기업들은 어떤 이유에서 LCK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보았을까요
젊은 층, 흔히 말하는 MZ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가장 좋은 플랫폼이 LCK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봅니다. 예전과 달리 각 기업은 소비자와 교감을 이루며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LCK 이상의 장점을 가진 브랜드가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죠. 제한된 예산 안에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면 결국 우선순위를 둬야 하고 LCK의 가치가 가장 높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당시 온라인 위주의 마케팅이 이뤄졌는데, LCK가 가지고있는 온라인에서의 강점이 드러난 기간이었습니다. 최소한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나 4대 스포츠와 견줘보면 상위권에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LCK는 결국 리그 오브 레전드와 함께 해야 하는 콘텐츠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신규 게이머들이 LCK의 시청자로 넘어오는 순환이 이뤄지는데, 과거 리그 오브 레전드와 LCK의 성장을 같이했던 젊은 팬들이 이제 본인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나이대로 성장하는 게 프로 스포츠인 LCK의 상황에서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리그 오브 레전드가 무언지 몰라 설명했던 10년 전 상황하고는 다르게 이제 게임과 e스포츠 모두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됐죠. 팬들이 꾸준히 보고 성장하면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리그가 되면서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리그가 성장하면서 팬들도 성장하고, 그 팬들이 다시 가족들과 LCK를 보고 경기장에 올 수 있도록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에서 LCK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전해졌습니다. 동남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에서 주목할 만한 일인데,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셨을까요
LCK가 지금 이상의 성장을 하려면 시장의 확대가 중요하고, 결국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스포츠의 매력은 라이브에 있기에 평일 한국에서 5시에 시작해 11시에 끝난다면 3시간 내 시청권 내에서는 2시에 시작해 8시에 끝나거나, 8시에 시작해 새벽 1시에 끝나는 지역을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 결국 일본, 중국, 베트남, 동남아시아라는 이야기죠. 한국의 많은 기업이 동남아시아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LCK 역시 일찍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LCK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대부분 해적 방송이나 영문 중계로 시청하고 있던 상황에서 공식 중계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는데, 많은 곳에서 LCK 중계권을 위해 협상을 요청했습니다. 그중에서는 베트남 국영방송도 있었죠. 하지만 박스 스포츠라는 MCN 회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팬 커뮤니티를 잘 이해하고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이었습니다. 베트남 내에서 LCK 후원 규모를 보면 한국 시장을 넘어갈 수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마침 우리은행이 노리던 동남아시아 마케팅 전략과도 맞아가며 베트남 흥행은 LCK에 큰 힘이 됐죠. 그런 인기가 이번 박루한 선수의 베트남 방문에서 큰 반응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베트남에서의 LCK 인기가 더 커지려면 베트남의 페이커, 즉 LCK에서도 통할 수 있는 베트남 선수가 나와서 리그에서 활동해야 합니다. 손홍민이나 이강인, 김민재 같은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죠. 그래서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체 불가능의 가치입니다. 이현우 해설이 "우리는 페이커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동시대를 살아서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죠. 최근 페이커가 영원히 활약할 수는 없기에 다른 프렌차이즈 스타를 더 발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NBA를 보면 마이클 조던이 활약하고 은퇴 후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야오밍이 등장하면서 중국 시장이 열린 NBA는 다시 기회를 잡았죠. 야오미 이후 르브론 제임스나 스테판 마버리 같은 선수가 나오며 새로운 NBA 문화를 만들었고요. 분명 페이커 이후 쉽지 않은 변화가 있겠지만, 거기서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결국 앞으로 LCK의 콘텐츠 가치를 어떻게 끌고 나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지금 LCK의 브랜드 위상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게임과 e스포츠가 지속적으로 젋은 층에 엔터테인먼트 장르로 자리 잡아서 전체적인 e스포츠 산업은 성장할 거로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LCK 역시 계속 영향력을 가질 거로 보고요. 기존과 다른 흐름이 있다면 작년 강릉 결승전이 그 계기입니다. 리그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팬의 관심이지만, 그만큼 후원사나 중계권사의 노력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후원사들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면, 강릉 결승 펜페스타 이후 후원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팬 마케팅을 진행하는 모습인데, 예를 들어 우리은행이 LCK에 활용하는 마케팅 비용은 리그 후원 금액의 세 배입니다. 열정적인 팬, 적극적인 후원사, 높은 리그 경기 수준이 모두 이뤄지고 있는 곳이 LCK고 리그가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LCK 시청자와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LCK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성장을 거듭해 이제 프리미어 리그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고, 이런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는 블랙핑크도, BTS도 있지만 어느 국내 스포츠 리그도 걷지 못한 길을 LCK가 먼저 걸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글로벌 팬들이 LCK를 사랑해 주시는 것을 볼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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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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