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한국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자들 아우성…사기 저하 우려”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한국 정부의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계획에 대해 연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보도했다. 지난달 ‘사이언스’지에 이어 네이처도 한국의 R&D 예산 삭감 문제를 다루면서 해외 언론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처는 5일(현지 시각) ‘R&D 예산 삭감 계획에 대한 한국 과학자들의 아우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정부가 2024년 연구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제안한 뒤 한국 과학자들이 휘청이고 있다”면서 “이 발표가 연구자들의 드문 반발을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삭감안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R&D 삭감안”이라며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을 때도 R&D 예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했다.
네이처는 정부의 R&D 삭감안에 대한 과학자들의 반응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김소영 KAIST 교수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세계 5대 연구 국가로 만들기 위해 R&D 지출을 5%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이것은 일종의 모순”이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화학연구원은 예산이 28% 삭감될 수 있고, KAIST와 같은 상위 연구기관도 10% 수준의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고 했다.
네이처는 한국 정부가 이번 예산안 삭감에 대해 “정부 R&D 시스템을 원래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실적이 저조한 프로젝트는 없애고 연구 인프라 및 장비와 같은 간접 비용을 절감할 계획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포함한 7개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동안 유럽과 미국 등과 국내외적으로 협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국제적 연구 교류를 위한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 조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는 네이처에 “국제 협력을 위해서는 연구 센터와 대형 데이터뱅크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네이처는 이번 일로 젊은 과학자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헌 KAIST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네이처에 “R&D 삭감은 과학과 기술 등의 경력이 덜 안정적이고 수익도 덜 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두철 전 한국기초과학연구원장은 “예산 삭감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이번 일로 인해 이미 과학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 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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