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광고 벗겨도 살아남는 브랜드가 진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현장의 질문과 해답을 모았다. 저자는 광고 기획자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웰콤의 부사장을 지냈다. 현대카드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국타이어의 '드라이빙 이모션' 등 많은 히트 광고가 그의 손을 거쳤다. 2003년 회사를 떠난 후엔 브랜딩·마케팅 프리랜서 기획자로 일했다.
광고 마케팅 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그는 '광고는 포장일 뿐 본질은 브랜드'라고 역설한다. 이제는 그럴싸한 포장을 벗기고 제품과 서비스 그 자체를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시대라는 게 그의 화두다. 앞서 발간한 저서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에 이어 브랜딩의 핵심은 자신만의 핵심 가치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작은 브랜드의 개념 정의부터다. 멋들어진 카피, 높은 매출액, 특정 제품 등을 브랜드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저자의 정의에 따르면, 브랜드란 소비자나 고객이 특정 제품·서비스 등에 갖는 인식 그 자체다. 이를 만들기 위해선 적절한 수식어,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 일관성 있는 기업 활동, 조직 구성원의 공감대 등 많은 요소가 뒤따라야 한다.
다소 복잡해지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하나의 사람을 키우는 일과 같다"고 비유한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 '장차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비전을 갖고 그렇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이 기업에 있어선 곧 브랜딩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마치 저자의 현장 강의를 듣듯 구체적인 질문과 그에 대한 답으로 구성돼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 소도시 식당의 사업주, 증권사 마케팅팀 직원 등 다양한 이들이 질문을 던진다.
그중 많은 해답이 '소비자'에게 있다. 저자는 좋은 원재료를 쓴다고 자부하는 식품 제조자에게 "어떻게 차별화된 브랜드 DNA를 정의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고 "주장하고 싶은 특장점이 아니라 소비자가 느낄 효익을 핵심 가치로 삼으라"는 해답과 함께 다양한 최신 사례를 제시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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