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영화에 소주가?…데뷔작으로 칸 부산 초청받은 피아니스트 유선희

이정우 기자 2023. 10.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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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이탈리아 영화 '찬란한 내일로'엔 우리에게 친숙한 소주로 건배하고 원샷하는 장면이 나온다.

14세에 이탈리아 산차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 유학 간 후 로마에 거주하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유선희는 이 영화를 기점으로 연주와 배우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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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거장 난니 모레티 감독 ‘찬란한 내일로’ 배우 데뷔
영화 ‘찬란한 내일로’ 촬영장에서 피아니스트 겸 배우 유선희(왼쪽)와 영화감독 난니 모레티. 유선희 본인 제공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이탈리아 영화 ‘찬란한 내일로’엔 우리에게 친숙한 소주로 건배하고 원샷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태 해결의 전환점이 되는 이 장면에서 주도적역할을 하는 한국인 통역사 역의 배우는 본업이 피아니스트인 한국인 유선희(40)다. 이번 영화로 칸국제영화제에 이어 부산영화제로 고국 관객과 배우로서 만나게 된 유선희를 5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음반 녹음 일정 때문에 이탈리아 움브리아 지방에 체류 중인 유씨는 “칸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얼떨떨했다면, 부산영화제에 소개된다고 했을 땐 뛸 듯이 기쁘고 감격스러웠다”며 “영화제에 못 가서 한스러울 정도로 아쉽다”고 말했다.

14세에 이탈리아 산차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 유학 간 후 로마에 거주하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유선희는 이 영화를 기점으로 연주와 배우를 병행하고 있다. 영화 촬영 후 조만간 공개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찍기도 했다. 배우 데뷔작으로 유명 감독과 호흡을 맞춰 칸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아본 그는 “초심자의 행운이 작용한 것 같다”며 웃었다. 유선희는 연주자로서 감정 표현에 능숙한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유선희씨

“연주와 연기는 표현의 예술이란 점에서 닮았다”는 그는 “연주할 때 프레이징(선율을 악구 단위로 구분해 연주하는 기법) 하듯, 영화는 씬 안에서 감정 표현의 강약을 조절하며 흐름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또 “지휘자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 덕분인지 감독의 지시사항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적었다”고 말했다. 유선희는 영화에서 이탈리아어와 한국어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투철한 통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를 연출한 모레티 감독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거장. 모레티 감독이 직접 주인공인 영화감독 지오바니를 맡은 이번 영화는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로 자전적 요소가 강하다. 특히 넷플릭스에 대한 풍자 등을 통해 상업성이 짙어진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다. 이탈리아 공산당을 지지하는 감독의 정치적 성향도 직접적으로 표출된다. 유선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면서도 “이탈리아 내에선 ‘모레티가 다시 돌아왔다’는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달라진 영화 산업에서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고수하는 영화인의 모습이 담겼어요. 모국에서도 많은 관객과 공감을 형성하면 좋겠습니다.” 이정우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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