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팔려면 충전 잡아라…제조사, 해외 인프라 확대 경쟁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2023. 10. 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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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테슬라 규격 전격 채택
벤츠, BMW, 스텔란티스, 혼다 JV도 지속
BMW 한국서 충전기 1000기 추가
정부도 내년 4365억원 인프라 투입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 <테슬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충전 인프라 확대로 상황 반전의 기회를 모색한다. 전기차 사용의 최대 불편 요소인 충전 인프라 미비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경쟁사 간 합종연횡과 투자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미국 현지 시각 5일 현대차·기아 북미 법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파는 전기차에 대해 테슬라 충전방식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기아가 내년 4분기 이후 출시하는 전기차는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슈퍼차저는 미국 내 전기차 급속충전기 점유율 1위로 약 60%를 차지한다.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2025년 1분기부터 NACS 규격을 적용한다.

기존 충전 규격의 전기차도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NACS 어댑터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슈퍼차저로 충전하면 기술적으로 충전 시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 또한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중심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NACS 대열에 합류한 현대차·기아는 이와 별도로 지난 7월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혼다 북미에서 발족한 합작사 사업도 그대로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 합작사는 북미 지역에 최소 3만개 이상의 고출력 충전소 설치를 목표로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NACS 충전 규격 합류는) 북미에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충전 편의성 향상을 위해 결정한 것”이라면서 “합작회사를 통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네트워크 조성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포드와 BMW, 일본 혼다 미국 법인은 합작사 ‘차지스케이프’를 설립했다.

2024년부터 미국 전기차 충전소 전력 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통합 플랫폼(OVGIP)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선 BMW코리아가 최근에 전기차 충전기 1000기를 내년에 새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른 브랜드 전기차 운전자에게도 이를 개방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BMW코리아는 LG전자, GS에너지 등과 협력해 올해 말까지 누적 11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내년에 1000기를 추가해 총 2100기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충전 인프라 구축을 핵심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정부도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 구축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44.3% 늘린 4365억원 투입하기로 한 상황이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충전 호환성 확대는 해당 기업의 전기차 상품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판매를 진작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면서 “더불어 완성차 업계는 자체적으로 급속 충전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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