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7연패 이끈 막내 신궁 임시현...“대회 3관왕 도전 즐길 것”

항저우/박강현 기자 2023. 10. 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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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中 상대 10점 6발 쏘며 ‘맹활약’
7일 안산과 개인전 ‘집안 싸움’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 임시현(20·한국체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번째 목표로 ‘여자단체전 우승’을 꼽았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걸고 ‘언니’들과 호흡을 맞춰 1위를 하는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임시현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김동환 기자

그리고 신궁 면모를 뽐내며 목표를 달성했다.

임시현, 안산(22·광주여대), 최미선(27·광주은행)으로 팀을 꾸린 한국은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세트 점수 5대3(58-58 55-53 55-56 57-54)으로 승리했다. 여자 단체전에선 세트당 3명의 궁사가 2발씩 총 6발을 쏴서 점수를 합산해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을 얻는 구조다.

임시현은 이날 결승에서 마지막 사수를 맡았다. 마지막 발에 따라 우승, 준우승 등이 결정돼 가장 중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자리. 그러나 그는 8발의 화살 중 6개를 10점에 명중시키는 ‘강심장’ 면모를 과시하며 한국의 ‘금빛 명중’ 도전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승부처인 4세트에서 안산이 4번째 화살로 8점을 쏘며 한국이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최미선에 이어 임시현이 10점에 화살을 꽂으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어진 차례에서 중국 선수들은 마지막 2발로 8점을 기록하며 무너졌고, 한국은 슛아웃 없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산(왼쪽부터), 최미선, 임시현이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임시현은 “처음 나온 아시안게임인데 언니들이랑 호흡을 잘 맞춰서 재밌게 경기한 것 같아 너무 만족스럽고 기쁘다”고 웃었다.

마지막 사수로서 부담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엔 “정말 최고로 긴장이 됐었다”고 너털웃음을 치면서도 “저희 다 같이 운동했던 게 있으니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하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쐈는데 그게 잘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객관적인 기록을 보면 이번 우승은 임시현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산은 “‘8점만 쏘지 말자. 9점 안에만 넣자’라는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1~3세트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8점을 쏘니 굉장히 화가 나고 속상했다”면서 “뒤에서 마무리를 잘 해줘서 다행이다. (임)시현이가 ‘괜찮다’라고도 해줬다”고 귀띔했다. 반면 임시현은 “언니들이 앞에서 잘 해준 덕분”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 중국과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안산(왼쪽부터), 최미선, 임시현이 시상대에서 애국가 연주에 태극기를 바라보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우승으로 한국은 1978년 방콕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리커브 여자 단체전 통산 10번째 우승과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이어진 대회 7연패(連霸)도 이뤄냈다.

임시현은 “언니들과 7연패를 하게 돼 기쁘다. 8연패도 언니들과 꼭 같이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여자 양궁 대표 임시현.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언니들과 힘을 합쳐 단체전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는 현실이 됐다. /신현종 기자

임시현은 강릉 노암초 3학년 때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한때 축구선수도 꿈꿨지만, 부모가 부상 여지가 큰 축구 대신 양궁을 권유하며 명사수의 길을 선택했다. 고교 때부터 기량이 만개한 임시현은 올해 ‘사실상 세계대회’로 통하는 양궁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태극 마크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임시현은 이날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이틀 전 이우석(26·코오롱)과 혼성 단체전(혼성전) 금메달을 합작한 그는 7일엔 안산과 개인전 왕좌를 놓고 ‘집안 싸움’을 벌인다. 임시현은 대회 3관왕, 안산은 2관왕에 도전한다.

안산은 “두 선수가 어떤 경기를 펼치든 우승은 한국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 갖지 않고 재밌게 즐기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임시현도 “언니랑 같은 생각이다. 내일 있을 경기를 많이 즐기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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