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군검찰, 박 전 단장에 항명·상관명예훼손 혐의 적용
‘집단항명 수괴’에서 혐의 변경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 등으로 입건됐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결국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검찰은 이날 박 전 단장을 군형법상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단장은 지난 7월 19일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 상병 관련 수사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군검찰에 입건됐다.

박 전 단장은 7월 30일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을 비롯한 관련자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해 민간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이종섭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 장관은 이 수사 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지만, 바로 다음날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번복했다.

그러나 박 전 단장은 8월 2일 수사 결과를 그대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경찰로부터 사건 자료를 회수하는 한편 박 전 단장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다.

박 전 단장 측은 이 장관의 명시적 이첩 보류 지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박 전 단장에 적용된 혐의도 수사 과정에서 ‘집단항명 수괴’가 아닌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으로 바뀌었다. 군검찰은 박 전 단장이 무단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방송에 출연해 이 장관에 대한 허위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상관인 이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군검찰은 8월 30일 박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군검찰은 박 전 수사단장의 혐의에 대해 "군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