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작성 '해병대 문건'…수사 중인데 '진실'? [취재파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관련 입장문을 냈다가 곤욕을 치른 국방부가 이번엔 해병대 순직 사고 조사 관련 문건을 작성, 유포해서 논란을 일고 있습니다. 수해 실종자 수색 중 발생한 해병 순직의 책임 규명, 항명의 판단, 외압 의혹 등이 여전히 수사와 논쟁의 단계인데도, 국방부는 완벽하게 사실을 입증했다는 듯 해당 문건에 '논란에 대한 진실'이라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문건의 내용도 기존 알려진 사실과 차이가 많습니다.
아직 수사 중인데 '진실'을 찾았다고?
진실의 사전적 의미는 '거짓 없는 사실'입니다. 사실도 거짓으로 판명될 수 있기 때문에 참으로 판정된 사실 중의 사실을 진실이라고 부릅니다. 해병대 사건을 예로 들면 현재 국방부 검찰단, 경북 경찰청, 공수처에서 진행되는 수사는 사실을 찾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후 벌어질 1심 재판의 판결도 일종의 사실에 불과합니다. 최종적인 대법원 판결도 뒤집힐 수 있는 바, 진실의 지위를 갖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진실의 간판을 달고 사실과 거리가 있는 주장을 설파했습니다. 문건 곳곳에 논란의 소지들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해병대 사건에 대한 질의에 “항명에 관련된 것은 군 검찰에서, 외압 여부에 대해서는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말씀으로 제 의견을 갈음한다”고 답변한 것과도 배치됩니다.
여단장이 입수금지 지시?
3대 이관 범죄도 군에서 수사 · 재판?
이 밖에도 이 문건엔 몇 가지 허점이 더 있습니다. 제목부터 세부적 문장들까지 총체적으로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은데 국방부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전하규 대변인이 "국방부가 지금까지 국회와 언론에 설명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문건은 국방부의 확고한 입장 표현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방부 검찰단은 박정훈 대령의 항명 여부를, 경북 경찰청은 해병 순직 사고의 책임 소재를, 공수처는 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외압 여부를 각각 수사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진실' 문건이 이들 세 기관의 수사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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