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 앞둔 유통가, 올해 ‘핼러윈’ 마케팅 없이 간다
올해는 유통업계가 별다른 마케팅 없이 핼러윈데이를 차분히 넘기기로 했다.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분위기를 고려한 차원에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주요 업체들은 이달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올해는 별도의 핼러윈 마케팅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었던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이태원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159명이 사망한 참사의 영향이다.
영미권 전통행사인 핼러윈은 국내에선 생소한 문화였지만 2010년대부터 어린이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외국 문화 경험의 폭이 늘고 기업들이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면서다. 유령, 괴물 등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며 사탕이나 초콜릿을 달라고 하는 풍습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처음 맞는 핼러윈이라 유통업계가 마케팅에 열을 올렸지만, 참사 직후 줄줄이 중단했다.
대형마트에선 예년처럼 형형색색 핼러윈 장식으로 꾸민 매대를 마련하지 않고 기획전도 진행하지 않는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관련 상품을 팔긴 하지만 취급하는 품목 수를 대폭 줄일 예정이다.
핼러윈 포토존 등을 운영했던 백화점·쇼핑몰과 편의점도 올해는 분위기를 내지 않을 계획이다.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경우 핼러윈 상품 수를 40%가량 줄이고 가랜드(장식), 풍선 등 가정이나 유아 기관에서 쓰기 좋은 소품으로 한정했다.
식음료 업체들도 핼러윈 전용 상품을 내놓지 않는다. 이맘때면 포장지에 호박, 유령 등 핼러윈 캐릭터를 넣거나 단호박이 들어간 한정판 제품을 출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핼러윈 전용 메뉴를 선보이지 않는다. 호텔업계에서도 핼러윈 케이크나 음료, 객실 패키지 프로모션 소식이 없다.
주요 놀이공원들은 매년 가을 축제의 콘셉트였던 ‘호러 핼러윈’을 거둬들였다. 에버랜드는 추수감사절, 롯데월드는 판타지로 테마를 대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다들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유형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업체에서 핼러윈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업계 전반적으로 아예 행사를 기획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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