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부활한 타선' 대만 나와! 韓, 결승 진출→리벤지 성사…中·日 동메달 결정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동안 침묵하던 타선이 드디어 살아나는 모양새다. 김주원의 타격감은 여전히 뜨거웠고, 강백호와 문보경이 모두 침묵에서 깨어나는 등 선발 전원 안타를 터뜨렸다. 이제는 결승전에서 대만을 무너뜨릴 차례다.
한국은 6일 오후 1시(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메인구장에서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2차전 중국과 맞대결에서 8-1로 완승을 거두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상위 라운드로 올라갔지만,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한국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더블A에 소속돼 있는 유망주 린위민에게 꽁꽁 묶였고, 0-4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는데, 이 성적이 슈퍼라운드에도 적용이 됐던 까닭이다.
1패를 떠안은 상황에서 슈퍼라운드를 시작한 한국은 일단 첫 단추를 잘뀄다. 전날(5일) 열린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한 것. 게다가 행운도 따랐다. 대만이 A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중국을 4-1로 무너뜨린 것. 이로써 한국은 중국만 잡으면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고, 중국을 격파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 선발 라인업
한국 : 김혜성(유격수)-최지훈(중견수)-윤동희(우익수)-노시환(3루수)-문보경(1루수)-강백호(지명타자)-김주원(유격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선발 투수 원태인
중국 : 량페이(중견수)-루윈(3루수)-리닝(포수)-코우용캉(좌익수)-차오졔(1루수)-천지아지(지명타자)-장원타오(2루수)-양진(유격수)-두난(우익수), 선발 투수 왕웨이이
# 대폭발한 韓 타선
이날 경기는 승리만큼 내용도 중요했다. 3승 1패로 결승 진출 가능성을 드높이고 있었지만, 탄탄했던 마운드에 비해 타선이 터지지 않고 있었던 까닭.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노시환과 윤동희, 김혜성에 비해 강백호와 문보경, 김형준, 김성윤의 타격감이 상당히 떨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결승 진출의 기쁨과 함께 타격감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1회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점수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2회부터 그야말로 타격감이 대폭발했다. 한국은 2회초 선두타자 강백호가 모처럼 시원한 안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더니, 이번 대회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던 김주원이 중국 선발 왕웨이이의 5구째 변화구를 힘껏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강백호를 시작으로 대회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침묵을 깨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어지는 2회말 김형준도 부진에서 벗어나는 안타를 터뜨려냈고, 후속타자 김성윤의 희생번트와 김혜성의 내야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3루에서 최지훈의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면서 3-0까지 간격을 벌렸다.
대표팀은 차곡차곡 점수를 계속해서 보탰다. 한국은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강백호가 바뀐 투수 왕샹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작렬, 4회초에는 김성윤과 최지훈의 안타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윤동희가 1타점 2루타, 노시환이 희생플라이를 쳐 두 점을 뽑아내며 6-0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 대회 기간 내내 탄탄했던 마운드
이날 한국의 선발 투수로는 원태인 등판했다. 원태인은 지난 1일 홍콩전에서 4이닝 동안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대회 첫 승을 안긴 바 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냈다.
군더더기 없는 스타트였다. 원태인은 1회말 선두타자 량페이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출발, 이어나오는 루윈과 리닝을 모두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원태인은 2회에도 코우용캉을 유격수 땅볼, 차오졔를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던 중 천지아지에게 첫 피안타를 내줬으나, 후속타자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순항했다.
원태인은 3회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다시 한번 중국 타선을 봉쇄했고, 첫 위기도 잘 넘겼다. 원태인은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코우용캉과 차오졔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첫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원태인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후속타자 천지아지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탄탄한 투구는 계속됐다. 원태인은 5회말 선두타자 장원타오에게 뜬공을 유도했고, 타구에 3루수 노시환의 도움을 받아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어 양진을 삼진, 두난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5이닝 무실점을 완성,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선보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 다시 만나는 대만, 반드시 설욕해야 한다
한국은 선발 원태인이 마운드를 내려간 후에도 계속해서 점수를 쌓았다. 이번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던 이가 깨어났다. 한국은 8회말 최지훈의 내야 안타, 윤동희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1, 2루 찬스를 잡았고, 문보경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 승기를 굳혔다.
한국은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장현석이 한 점을 내줬지만, 9회 수비를 실점 없이 마쳐내며 8-1로 중국을 무너뜨리고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제는 '설욕 타임'이다. 한국은 지난 2일 조별리그에서 패하면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에 이어 국제대회에서 대만을 상대로 3연패를 기록 중이다.
대만은 마이너리거만 8명,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을 뛴 린즈웨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 소속의 우녠팅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지만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우여곡절 속에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은 대표팀이 7일 열리는 대만과 결승전에서 조별리그에서 당했던 패배의 아쉬움을 완벽히 털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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