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파친코' 감독, 코리안 디아스포라 삶…"美 파업은 안전망 위해"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한국 콘텐츠 부흥, 디아스포라로서 큰 위안" (스티븐 연)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에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코리안 아메리칸: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이삭 감독, 저스틴 전 감독 겸 배우, 배우 스티븐 연, 존 조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특별전은 최근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재미교포 영화인들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심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미국 영화계의 위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 '미나리'(2020)를 연출, 배우 윤여정에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2021)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안겨줬다. 저스틴 전 감독은 OTT 애플TV+ '파친코'(2022) 시즌1을 연출했다. 스티븐 연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2018), 존 조는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영화 '서치'(2018)로 이름을 알렸다.
먼저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을 밝혔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3년 만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봤다. 제 조상이 있는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 분들과 함께 보며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BIFF는 프로젝트 마켓에 참여하고, 관객으로 오기도 하고 다섯 번째 방문이다. 다시 오게 되었을 때 나도 영화를 상영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이루게 되어 기뻤다. 또 여기 계신 동료분들과 함께 이런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 큰 감명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저스틴 전 감독은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제가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을 때가 2008년이었다. 그 15년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어제(5일)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보니까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제가 느끼기엔 절 당황시키는 굉장히 날카로운 질문을 해주셨다. 2008년에 왔을 때보다 훨씬 더 좋은 질문들을 많이 해주시고 관객분들이 투명하게 솔직하게 많이 열어주시고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인상 깊었다"라고 놀라워했다.
스티븐 연은 "오늘이 이틀째인데 이때까지 느낀 걸 말씀드리자면 뭔가 환대를 받는데 그게 별도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전혀 낯섦이 없고 집에 온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글로벌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느낌. 따뜻한 환대에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존 조는 "어젯밤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 아주 마음을 한껏 열어서 저를 환대해 주시고 사랑을 보여주셨다. 뭔가 가족의 한 일환으로 저를 받아주시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저도 무척 감동을 받았다. 특히 지금 이 시점에 한국에 온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 같다.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문화적으로 한국은 전환기를 겪고 있다고 본다. 관찰자로서 지금 한국에 와 있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게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기획에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저스틴 전 감독은 "각자 다른 아티스트인 우리 네 명을 범주 안으로 묶어 한 무대에 앉게 했다. 이렇게 우리의 의견을 묻고 이야기하고 존중받는다는 건 우리에게 굉장히 힘이 된다. 여기 세 분에 대한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 미국에선 한 공간, 같은 시간에 만날 수가 없는데 이렇게 부산국제영화제에 모여 다른 관점을 얘기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아주 기쁘고 행복하다. 주류 사회가 우리와 소통하려던 시도가 없었는데 지금은 대화가 열려지는 아름다운 시기가 온 것 같다. 난 혼자가 아니라는 시그널을 받았다"라고 짚었다.
스티븐 연은 "요즘 느끼는 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문화를 교류하고 공감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거리감을 존중해 준다는 생각도 든다. 또 이렇게 K-콘텐츠 부흥은 한국인으로서, 디아스포라로 사는 사람으로서 위안이 된다"라고 전했다.
존 조 역시 "초청해 주셔서 굉장히 영광이었다. 게다가 이런 프로그램이 기획된다는 것도 영광이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고 있는 이런 우리의 삶을 궁금해한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고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 연과 존 조는 미국영화배우조합 회원으로서 할리우드 파업 사태에 관해 언급하기도. 스티븐 연은 "이 파업은 예술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자는 거다. 작가와 배우들에게 좋은 조건이 보장되고 상업이 기본이 되는 산업에서 공정한 소득을 받고 존중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고. 비즈니스가 바뀌고 있는 환경에서 작가와 배우들에게 안전망이 없다. 제가 지금 여기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특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파업을 통해 장인들의 미래를 보장하여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는 뜻을 강조했다. 존 조 역시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위해선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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