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실수, 마지막 고비도 넘긴 팀워크···여자 양궁, AG 7연패 금자탑
세트 점수 3-3에서 들어선 마지막 4세트. 29-28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3발을 남긴 한국의 첫 주자 안산(광주여대)의 화살이 8점에 꽂혔다. 그러나 나머드 두 선수가 집중력을 잘 유지했다. 최미선(광주은행)과 임시현(한국체대)이 나란히 10점을 명중시켰다. 중국은 10점 3발을 쏴야 역전이 가능한 상황. 부담감이 커진 중국은 남은 3발에서 10-8-8점에 그치며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를 달성했다.
최미선, 안산, 임시현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6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리자만, 하이리간, 안치쉬안이 나선 중국에 세트 점수 5-3(58-58 55-53 55-56 57-54)으로 승리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전인미답의 9연패를 이뤄낸 여자 단체전은 아시아 무대에서도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이번 금메달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으며 7연패를 완성했다.
세 선수 모두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 금메달을 합작했다. 대회 7연패 기록도 의식하지 못했다. 안산은 “7연패 기록을 듣고 나니 뿌듯하다. 정말 실력이 좋았던 선배님들의 기록을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최미선은 “8연패까지 이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임시현은 “언니들하고 7연패하게 돼 기쁘다. 다음 8연패도 이 언니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 애정어린 시선을 받았다.
마지막에 8점 쏜 순간을 떠올리면서 안도한 안산은 “잘 이끌어준 (최미선)언니, 3번에서 잘 쏴준 임시현 선수에게 고맙다”고 했다. 뒤에서 “괜찮아”라고 격려했던 동료들이 승부를 뒤집었다. 안산은 “8점만 쏘지 말자, 9점 안에만 넣자는 생각으로 3세트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점수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점수를 쏴) 화도 나고 속상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했다.
최미선은 “7년 만에 처음 나온 아시안게임에서 동생들과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10점샷으로 흐름을 바꾼 장면에 대해서는 “조금 긴장됐는데, 뒤에서 시현이가 잘 마무리해줄 것이라는 마음으로 자신있게 쐈다”고 밝혔다. 임시현도 “정말 최고로 긴장이됐다. 다같이 운동했으니 후회없이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잘 들어갔다”며 “언니들이 앞에서 잘 쏴줘 가능했다”고 웃었다.
한국 양궁은 지난 8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내는 데 그쳐 역대급으로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여자 양궁은 44년 만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메달 없이 귀국했는데, 이번 금메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임시현은 지난 4일 이우석(코오롱)과 함께 혼성 단체전에 이어 여자 단체전, 그리고 7일 개인전 결승에 나선다. 상대는 안산이다. 임시현이 승리하면, 1986년 서울 대회(양창훈 4관왕·김진호 3관왕·박정아 3관왕)에 이어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에 오른다. 안산은 “두 선수가 어떤 경기를 하든, 금메달은 한국 선수가 하는거라 부담 갖지 말고 즐기자고 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임시현도 “내일 경기 많이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항저우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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