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잔액 연간 최대치···작년 동기 대비 5672억원↑
카드 리볼빙 서비스 잔액이 올 들어 최대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19%대 고율의 수수료를 물면서도 자금 사정이 악화돼 카드 결제대금을 낼 수 없는 서민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37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 692억원,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5672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나중에 결제하는 약정을 의미한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는 카드대금의 10~100% 범위 내에서 결제 비중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연체시 최대 3%의 가산금리가 적용되고 일정수준 결제할 대금이 쌓일 경우 신용평점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되는 상품이다.
리봉빙 평균 수수료율(금리)은 연 15.24~17.76%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롯데카드가 17.7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카드가 17.50%, 신한카드 16.82, 현대카드 16.60%, 하나카드 16.01%, 삼성카드 15.66%, 우리카드 15.35%, 비씨카드 15.24% 등 순이다.
700점 이하(저신용자) 회원 평균으로는 KB국민카드(19.18%)와 현대카드(19.06%)가 19%대 수수료율을 보였다. 이어 롯데카드 18.86%, 신한카드 18.85%, 비씨카드 18.43%, 하나카드 18.09%, 삼성카드 17.38%, 우리카드 17.19% 등 순으로 나타났다.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카드사들이 잇따라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올 들어 카드채 금리가 높아지면서 최대 6~7개월까지 가능했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3개월 수준으로 축소한 상태다.
또 이벤트 참여나 또는 카드사 권유를 받고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불필요한 부채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카드 이용자들이 상품에 대한 이해 없이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최근 당국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는 지난달 20일부터 카드 금리 비교공시 강화 방안을 마련, 여신금융협회 공시시스템을 통해 회사별 리볼빙·카드대출의 평균 금리를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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