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랑 비슷하게 벌었는데 빠듯"…가계 여윳돈 '반토막' 이유

박광범 기자 2023. 10. 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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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가계 여윳돈이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것과 관련, "지원금 등 이전 소득 축소로 가계 소득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 지속, 주택 투자 회복 등으로 여유자금이 감소하면서 순자금운용 규모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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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대출 규제가 풀리고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자 거래량이 회복되며 매매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이른바 부동산값이 바닥을 친것 아니냐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6.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2분기 가계 여윳돈이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벌어들인 돈은 비슷한데 소비와 주택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은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해 끌어다 쓴 자금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2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2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조9000억원) 대비 24조3000억원 감소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이다. 경제 주체의 여윳돈으로 해석된다. 순자금운용액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여윳돈이 줄었다는 의미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것과 관련, "지원금 등 이전 소득 축소로 가계 소득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 지속, 주택 투자 회복 등으로 여유자금이 감소하면서 순자금운용 규모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2분기 7만5000호에서 올 2분기 9만4000호로 늘어났다.

가계 여윳돈이 줄면서 주식, 예금을 중심으로 자금 운용도 감소했다. 올해 2분기 가계 자금 운용 규모는 44조4000억원으로 1년 전(89조원)보다 44조6000억원 급감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1년 새 24조6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만큼 가계가 주식이나 펀드에서 돈을 뺐다는 의미다.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28조2000억원)과 보험·연금 준비금(3조3000억원)도 약 11조원, 10조원씩 줄었다.

2분기 가계 조달액은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36조1000억원) 보다 크게 즐었다. 고금리 등 여파로 금융기관 차입액(대출)이 1년 새 30조6000억원에서 10조8000억원으로 20조원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다.

자료=한은

기업은 순조달(자금조달-자금운용)규모가 축소됐다. 2분기 순자금조달 규모는 21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융기관 차입액(17조3000억원)이 1년 전(67조2000억원)보다 50조원 가까이 줄어든 데다 채권 발행(4조원)도 같은 기간 4조3000억원 감소했다.

송 팀장은 "경기 불확실성 등에 따라 투자 부진과 유가 하락을 비롯한 비용 부담 완화로 기업들의 순조달 규모가 줄었다"고 밝혔다.

일반정부 역시 순자금 조달액이 1년 새 22조3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경기 부진 등으로 국세 수입이 감소했지만 지출을 더 크게 줄인 결과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가 2분기 국채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은 2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
지난 1분기 한은으로부터 31조원을 끌어다 썼던 정부는 2분기 중 한은 대출금 15조1000억원을 순상환했다. 대신 국채 발행을 늘려 국세 수입 부족분을 메웠다. 2분기 국채 발행 규모는 39조6000억원으로 1년 전(22조원)은 물론 전분기(29조5000억원)와 비교해 크게 확대됐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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