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초유의 사법부 장기공백 유감…적임자 찾는데 최선"(종합)

35년 만에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국민 권리 인질로 잡고 정치투쟁"
"여야 극한대치에도 사법 공백 없었다…합의 깨진 것" 야당 겨냥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0.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6일 이균용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35년 만에 부결된 것에 대해 "피해자는 국민이고, 국민의 권리를 인질로 잡고 정치 투쟁을 하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브리핑을 열어 "초유의 사법부 장기 공백 사태를 초래된 것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나서 재석 295명 중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시켰다.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 35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국회가 암묵적으로 지켜왔던 '정치적 합의' 관행을 더불어민주당이 깬 결과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35년간 여야 간에는 많은 대치가 있었고, 극한 대치도 있었지만 그런 상황에도 사법부 수장을 장기간 공백으로 두는 경우는 없었다"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여야가 다투더라도, 사법부 공백을 둬서 국민의 재판이 지연돼 피해 보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특히 중요한 헌법 기관인 법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정치적 합의'가 있었다"며 "이번 부결 사태로 그 합의가 깨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후속 대법원장 후보자 인선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한 달간의 대법원장 공백 기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사법부 공백을 메우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임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7일 오전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정식 임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는 대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장관 임명 강행'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것은 대통령실의 인사 차원이라기보다는 국회에서의 여야 간 정치적 다툼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가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