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사장 신속하게 해임한 KBS 이사회, 신임 사장 선출하다 ‘내홍’
KBS 이사회가 6일 회의에서도 차기 사장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최종 3명까지 후보를 좁혔지만 여권 성향 이사들 사이에 내홍이 생기면서 이사회가 파행했다. 앞서 이사회가 합의한 규칙을 지키려면 KBS 차기사장은 ‘재공모’가 불가피하다. 정부의 무리한 ‘언론 장악’ 시도가 KBS를 혼란에 빠트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KBS 이사회 서기석 이사장은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 속개와 동시에 폐회를 선언했다. 애초 서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이사들은 지난 4일 사장 후보를 정하기 위한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날 이사회를 속개해 결선 투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여권 성향 김종민 이사가 사의를 밝히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이사회 여야구도가 6대 5에서 5대 5로 바뀌면서 여권 이사들 뜻대로 사장 후보를 뽑을 수 없게 됐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4일 사장 후보자 면접 시작 전 ‘특정 후보자가 과반이 나오지 않고 동수가 나올 때는 3번까지 다시 표결한 뒤 과반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 ‘재공모’를 하기로 합의했다.
6일까지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후보 공개 모집 절차를 계속할지 또는 전면 백지화하고 다시 공모를 시작할지도 결정된 바 없다. 6일 이사회에는 이미 사의를 밝힌 김종민 이사, 개인 일정이 있는 조숙현 이사 2명이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이사는 여권, 조 이사는 야권 인사로 분류된다.
KBS 이사회는 지난 8월28일 ‘긴급 안건’으로 김의철 전 KBS 사장 해임안을 올리고 2주만에 이를 마무리 지었다. 사장 선임 절차도 ‘번갯불에 공 볶듯’ 진행했다. 지난달 21일 공모를 시작해, 25일까지 지원서를 받았다. 지난달 27일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고, 지난 4일에 사장 최종 후보자를 윤석열 대통령에 임명 제청할 계획이었다.
KBS 사장 최종 후보에 올랐던 최재훈 후보(KBS 부산방송총국 기자)는 지난 5일 사퇴를 선언했다. 최 후보는 “이사회의 정파적 표결에 자괴감을 느꼈고 KBS 위기 타개를 위한 비전과 전략은 중요치 않은 듯했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보수 성향인 KBS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다.
언론노조는 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이사회는 낙하산 사장 임명을 위한 졸속 선임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며 “이번 파행은 KBS 사장 선임 절차가 얼마나 주먹구구, 졸속으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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