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의 전설'이 가져온 '3억3천만원짜리 발베니'

전다윗 2023. 10. 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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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튜어트, 발베니 60년 2병 선봬…"내 경력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
오는 20일까지 '발베니 헤리티지 전시' 오픈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위스키 업계의 전설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한국 땅을 밟았다. 자신의 60년 경력을 기념하는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60년' 2병과 함께 6년 만의 방한이다. 지난 8월 자신의 후계자에게 몰트 마스터 자리를 넘긴 그는 발베니와 함께한 60년 경력에 대한 소회와, 향후 이어갈 인생 2막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마련된 '발베니 헤리티지 전시' 1층 내부 모습. [사진=전다윗 기자]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는 6일 전 몰트 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함께 걸어온 60년 역사를 돌아보는 '발베니 헤리티지 전시'를 서울 강남구에 마련해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전시는 총 3층으로 구성됐다. 1층에서는 발베니의 60년 역사를 소개하고, 2층은 발베니 60년 론칭을 기념해 만든 전용 공간이다. 3층은 루프탑으로 발베니 12년을 베이스로 한 '헤리티지 칵테일 2종'과 12년 니트를 즐길 수 있다. 해당 전시는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약 2주간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데이비드 스튜어트(가운데) 전 발베니 몰트 마스터가 6일 서울 강남구 '발베니 헤리티지 전시'에서 그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전다윗 기자]

이날 현장에는 위스키 업계의 전설이자, 이번 전시의 주인공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함께 했다. 지난 2017년 방한 이후 6년 만이다. 몰트 마스터는 위스키의 전체적인 기획, 설계, 개발뿐만 아니라 오크통 선정, 숙성 방법, 최종적인 위스키의 향과 맛, 품질까지도 관리하는 사람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들은 일관성 있는 퀄리티의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매일 수십개의 샘플을 시향·시음하며 병입할지, 더 숙성시킬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현재 영국 전역에 몰트 마스터는 15명뿐이다.

스튜어트는 이러한 몰트 마스터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다. 1945년생인 스튜어트는 1962년 17세에 발베니의 위스키 재고 담당 직원으로 근무했다. 처음에는 일반 사무 업무만 맡아 하던 스튜어트지만, 위스키 감별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며 1974년 29세 나이로 최연소 몰트 마스터로 임명됐다.

몰트 마스터가 된 그는 향후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1983년 최초로 개발한 '캐스크 피니싱' 기법이 대표적이다. 한 캐스크(오크통)에서 숙성을 마친 원액을 다른 캐스크에 옮겨 담아 추가로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위스키에 다채로운 풍미를 더해준다. 스튜어트는 2016년 캐스크 피니싱 기법 개발이란 업적과 업계 최장 기간 몰트 마스터라는 경력을 인정받아 영국 황실로부터 최고 영예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발베니 60년. [사진=전다윗 기자]

전시장 2층에 단독 전시된 발베니 60년은 스튜어트의 60년 경력을 기념하기 위해 그가 입사하던 해인 1962년부터 숙성된 원액을 병에 넣은 위스키다. 전 세계에 71병 출시됐다. 국내에는 단 2병만 배정됐으며, 1병당 3억3000만원이라는 초고가에도 모두 팔렸다. 스튜어트는 발베니 60년에 대해 "내 경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라벤더와 헤더, 고사리 향과 풍부한 토피, 아름답게 층을 이루는 참나무 향, 설탕에 절인 오렌지의 넘치는 풍미를 자랑한다"며 "시간이 지나며 풍미가 드러나 긴 시간 동안 여운이 남는 피니시로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발베니 60년을) 경험하지 못해 아쉽다. 나도 맛본 지 오래됐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스튜어트는 최근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자신의 후계자이자 세계 최연소 여성 몰트 마스터 견습생이던 켈시 멕케니에게 발베니 몰트 마스터 자리를 넘겼다. 앞으로는 발베니 명예 앰버서더를 맡아 전 세계를 누빌 계획이다.

스튜어트는 "발베니에서 보낸 60년은 굉장히 놀랍고 멋진 경험이었다. 15명밖에 안 되는 몰트 마스터 중 하나로 활동할 수 있던 건 행운이다. 얼마 전 헤아려 보니 발베니에서 100개 이상의 위스키를 만들었다. 자부심을 가지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발베니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건 새 몰트 마스터가 맡을 역할이다. 나는 지금 한국에 방문한 것처럼 다양한 나라를 오가며 발베니에 대한 경험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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