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서울, 깨어나는 삵·수달·고라니…권도연 개인전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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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지갤러리는 오는 11월25일까지 권도연 작가의 개인전 '반짝반짝'을 개최한다.
권도연은 '북한산', '야간행' 연작을 통해 북한산을 떠도는 들개와 어두운 저녁에 발견되는 야생 동물들을 꾸준히 따라다니며 이들의 모습이 담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온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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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페리지갤러리는 오는 11월25일까지 권도연 작가의 개인전 '반짝반짝'을 개최한다.
권도연은 '북한산', '야간행' 연작을 통해 북한산을 떠도는 들개와 어두운 저녁에 발견되는 야생 동물들을 꾸준히 따라다니며 이들의 모습이 담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온 작가다.
동물들은 모두 인간에 의해 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데, 이번 전시도 다루는 대상에 있어서는 이전 작업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다.
흑백의 채도로만 이뤄진 '반짝반짝'의 풍경에는 카메라의 플래시 빛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가로등이나 건물의 인공적인 불빛만이 존재한다.
이 빛을 통해 드러나는 풍경에는 무엇으로 이어지고 연결되는 길과 다리,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강, 풀숲이 나타난다. 그리고 좀 더 눈을 옮겨 살펴보면 그곳에서 토끼, 고양이, 삵, 수달, 너구리, 올빼미, 고라니, 민물가마우지, 갈매기 등 다양한 동물이 드러난다.
그가 만나는 동물이 나타나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시간은 해가 지기 시작하는 어둠의 시간이다.
작가는 인간의 시각이 불능 상태에 다다르는 어두운 밤을 지나 다시 밝음이 찾아오는 새벽의 시간 동안 많은 날들의 밤을 맞이하며 길을 나서면서 이들을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 시간의 궤적을 기록한 사진에는 다양한 대상들이 동시에 담겨 있다.
'반짝반짝'이 의미하는 것은 플래시를 터트리는 카메라에 의해 동물의 눈이 빛나는 것이 포착되는 것에서 착안되긴 했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져 있던 어떤 것이 눈에 맺히는 현상을 비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서로가 마주하는 그 일순간의 연결과 경계심과 놀라움을 벗어나 긴장감을 해소하는 과정이다.
그런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때까지 잊고 있었던 빈 곳에 드러나는 무엇인가를 보게 된다. 결국 권도연의 사진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다시 볼 수 있도록 또 다른 문을 열어 보이려는 행위의 결과이며, 이런 작가적 태도야말로 그가 우리와 그것을 서로 마주 보게 하는 '반짝반짝'한 풍경의 본질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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