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0여일 전 토론회서 “조우형에 왜 커피?” 이재명…與 “어디서도 알려진 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꼬투리 잡기에 불과’ 반박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이 제기된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자메시지 발송에 국민의힘이 6일 정확한 경위를 해명하라며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선거 공작 의혹 제기에 ‘꼬투리 잡기’라면서 당시 허위 인터뷰라는 것을 누가 알았겠냐는 입장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지난해 대선 전 이재명 대표 측에서 475만명에 ‘윤석열 후보가 조우형에 커피를 타줬다’는 조작된 내용의 문자를 대량 발송했다”며 “신학림과 김만배간의 조작된 선거공작이었는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함께 관여하고 이득을 취한 것인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금까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은 어떠한 사과나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 왜곡됐는지 짚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은 “김만배와 신학림이 거짓 조작 인터뷰를 한 건 2021년 9월15일로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브로커 조모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내용”이라며 “이것을 취재해놓고 숨겨놓고 있다가 2022년 3월6일, 대선 3일 전에 뉴스타파와 친민주당 성향 언론을 통해 대규모로 보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스타파 보도 직후에 이재명 대표는 SNS에서 이 사실을 대량 유포하며 선동에 나섰다”며 “선거 하루 전인 3월8일에는 가짜뉴스를 편집해 475만명 국민에게 선거운동 문자를 발송했다”고 지적했다.
대선 10여일을 앞둔 지난해 2월25일,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2차 TV토론’에서 ‘대장동 개발 로비 의혹’을 가져와 ‘그동안 하신 얘기들이 사실과 다른 것 아니겠냐’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말 윤 후보님이 문제시다”라며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봐줬지 않나”라고 받아쳤다. 이어진 이 대표의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이고 더 책임이 크다’는 비판에 윤 대통령은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성남시장을 했나, 경기지사를 했나, 아니면 관용카드로 초밥을 먹었냐”면서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고 하는 얘기랑 똑같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대구고검으로 좌천가서 앉아있는데 어떻게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된다는 이야기인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 이 대표가 “대장동 대출만 왜 봐줬냐”면서 “조우형한테 커피는 왜 타주셨냐”고 질문하자, “저는 그 사람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답했다. 윤 대통령 발언에 “참 희한하다”고 혀를 찬 이 대표 반응 등이 포함된 토론회 영상은 주요 방송사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직 확인할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중앙선관위의 자료를 인용해 이 대표가 지난해 대선 투표 하루 전날,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을 담은 뉴스타파 기사를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발송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3월8일 오전 9시쯤 ‘이재명 억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이 링크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는 자료를 중앙선관위에서 받았다면서다.
링크된 영상에는 같은 달 6일 공개된 뉴스타파의 인터뷰 내용이 담겼는데, 이 역시 뉴스타파 공식 채널에 남아 368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2021년 9월15일 경기 성남의 한 카페에서 김씨가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과의 대화를 일부 발췌해 지난해 대선 직전 공개했던 뉴스타파는 ‘허위 인터뷰 의혹’이 일자, 지난달 7일 원본이라 할 수 있는 김씨의 음성파일과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이 대표가 발송한 문자메시지는 475만1051건으로 선거운동 기간에 이 대표 측이 보낸 공식 문자메시지 5회 중 최다 발송 건수다. 메시지는 같은 날 오전 10시 마지막으로 발송된 선거 독려 문자메시지 건수(467만4827건)보다 많았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 47.83%를 득표해 문자메시지 5회 발송 비용 7억1700만원을 보전받았는데, 문자 1건당 10원으로 계산하면 뉴스타파 기사 문자메시지 발송에만 최소 4700만원가량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국민 세금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퍼뜨린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이 없다고 변명하는데, 2022년 2월25일 중앙선관위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주셨나요’라고 질문하지만 당시까지 어디에도 윤석열 후보가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알려진 건 없었다”고 국감대책회의에서 강조했다.
계속해서 “이것은 오로지 김만배와 신학림 두 사람의 인터뷰 과정에서만 나온 일”이라며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공작한 게 아니라면, 중앙선관위 주관 토론회에서 이재명은 무슨 근거에 의해 ‘윤석열 후보가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 줬나’라고 질문했는지 (경위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해명하지 않으면 김씨 등과 함께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민주당과 이 대표가 공작을 자행한 몸통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경고도 이 사무총장은 남겼다.
국민의힘의 총공세를 두고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지난 5일 연합뉴스에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며 “당시에 허위 인터뷰라는 것을 누가 알았겠나”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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