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라운드 지명 포수의 '좌충우돌' 1루수 변신, 귀여운 실수에 덕아웃엔 '아빠미소' 퍼졌다

양정웅 기자 2023. 10. 6. 14: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LG 김범석이 1루수 미트를 끼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LG 김범석. /사진=LG 트윈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던 대형 포수 유망주 김범석(19)이 1루수 변신에 나섰다. 프로 첫 1루수 출전에 선배들은 미소와 응원으로 지켜봤다.

김범석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6월 6일 고척 키움전 이후 무려 4개월 만의 1군 경기 출전이었다.

당초 이날 김범석은 지명타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LG는 지난 3일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정 후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 기회를 부여했고, 5일 게임에서도 타이틀이 걸린 선수들만 경기에 내보냈다. 이에 홍창기(타율, 득점)와 오스틴 딘(타점), 신민재(도루)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타순 제출 직전 오스틴이 휴식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결국 김범석이 1루수로 나서게 됐다. 김범석은 전날부터 경기 전 수비훈련 시간에 1루수 미트를 끼고 연습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한 4일 연습했다(웃음). 하는 거 보니 괜찮아서 테스트해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LG 김범석(가운데). /사진=LG 트윈스
김범석 본인은 1루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1루수는 학교 다닐 때도 많이 했던 포지션이라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포수를 했던 시간보다 1루수로 나선 시간이 더 길었다"면서 "훈련 때도 옛날 생각도 났다"고 말했다. 2군에서 훈련을 조금씩 받았다는 그는 처음으로 실전 경기에 나서게 됐다.

경기가 시작됐고, 김범석은 첫 플레이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1회 말 1사 1루에서 3번 정훈이 친 타구는 원바운드로 3루수 김민성의 글러브에 들어갔고, 1루로 송구해 타자가 아웃됐다. 그 사이 1루 주자 박승욱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갔다. 이를 포착한 김범석은 3루로 공을 뿌렸고, 주자보다 공이 더 먼저 도착하며 박승욱은 태그아웃됐다.

그러나 바로 다음 이닝에서 김범석은 다소 미숙한 모습도 보여줬다. 2회 말 선두타자 전준우의 내야땅볼을 잡은 유격수 손호영이 다소 옆으로 치우치는 송구를 했고, 김범석은 베이스를 벗어나 공을 잡고 전준우를 태그했다. 그런데 이때 어색한 태그 동작으로 전준우의 팔에 얼굴이 부딪히는 일이 생겼다. 글러브만 가서 태그해야 했지만 너무 깊게 가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56)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이 장면을 보고 " 포수 습관이 있어서 태그할 때 몸이 다 간다"고 짚었다.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보던 김현수(35)를 비롯한 선배들은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지켜봤다.

LG 김현수가 김범석의 플레이에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5회 말 수비에서도 김범석은 이학주의 내야땅볼을 잡으려고 글러브를 댔지만 그만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뒤에서 백업을 들어왔던 2루수 신민재가 잡아서 1루 커버를 들어오던 투수에게 송구해 아웃시켰다. 7회 무사 1, 2루에서는 황성빈의 번트 타구를 잡아 3루로 던진 송구가 너무 높게 향하면서 야수선택이 되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희망적인 장면도 있었다. 3회 말 박승욱이 친 땅볼에 3루수 김민성이 다소 짧은 송구를 했다. 하지만 김범석은 다리를 뻗어 바운드성 송구를 잡아내는, 이른바 '스쿱 플레이'를 선보이며 타자를 잡아냈다. 김범석은 9회까지 큰 실수 없이 수비를 소화하며 1루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범석이 지난해 '2022 아마추어 스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경남고를 졸업한 김범석 지난해 9월 열린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당시 드래프트 현장에서 차명석 LG 단장은 공개적으로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타뉴스가 한국 스포츠 발전과 고교 체육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신설한 '아마추어 스타대상'의 지난해 초대 대상의 주인공으로도 선정됐다.

경남고 시절부터 김범석은 대형 포수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해 고교 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7(83타수 28안타) 10홈런 31타점, 24개의 4사구, OPS 1.227을 마크했다. 경남고 주전 포수로 황금사자기대회 우승을 이끌었으며, 18세 이하(U-18)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서는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한 마디로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포수가 김범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올 시즌 김범석은 퓨처스리그 58경기에서 타율 0.286 6홈런 31타점 OPS 0.789로 고졸 1년 차 선수로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7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는 MVP를 차지하는 등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범석은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시즌을 이어가면서도 완벽히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염 감독은 "어깨가 완전히 나았을 때 포수를 시킬 거다. 1루를 해서 성공하면 포수로 올 것이다"고 예고했다. 염 감독은 "방망이만 잘 치는 걸로는 1군에 놔둘 수 없다"면서 군 입대를 앞둔 이재원(24)의 대체자원으로 김범석을 낙점했다.

LG 김범석.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