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만으로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그래도 포기하면 안됩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선선한 날씨 덕에 추석 연휴 동안 늘어난 체지방을 빼기 위해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을 맞아 운동으로 체중 감량에 도전하려니 궁금증이 생긴다. 식단 조절(다이어트) 없이 운동만으로도 체지방을 줄이는 것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어렵다’. 식사량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적인 감량이 가능하다. 게다가 체중 관리의 목적이 건강임을 생각하면 운동은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체중 관리의 핵심은 섭취하는 열량을 줄여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체지방 1㎏을 열량로 환산하면 약 7700㎉ 정도다. 단순 계산하면 섭취한 열량보다 소모한 열량의 양이 많으면 체지방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운동만으로 체지방을 줄이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몸무게 70㎏인 사람이 중등도의 운동을 하루 30분 하면 겨우 140㎉ 정도의 열량만을 소모한다. 체지방 1㎏을 줄이는 데 55일이 걸리는 셈이다.
반면 밥 한 공기가 보통 300㎉ 정도의 열량을 갖고 있으니 매 끼니 밥을 반 공기씩 줄인다고 가정하면 하루 약 450㎉를 줄일 수 있다. 소모하는 열량이 같다면 대략 2~3주만에 체지방 1㎏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따라서 음식 섭취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동만으로 체중을 줄이겠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운동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건강을 위해, 특히 체중과 체지방이 영향을 미치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수준의 권장 운동량은 그리 많지 않다. 중등도 운동으로 주당 150분, 또는 고강도 운동으로 75분 이상이다. 평일 5일 동안 하루에 중등도 운동은 30분, 고강도 운동은 15분 이상이면 된다는 얘기다.
물론 체중을 더 많이 줄이고 싶을수록 권장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운동에 쏟아야 한다. 손 교수는 “단기간 체중을 줄이려는 단계에서는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과 함께 제대로 된 운동 습관을 만들면서 함께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목표 체중을 달성한 후에도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유지해야 요요현상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등도 운동과 고강도 운동의 강도는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예로 들어 비교할 수 있다. 중등도 운동은 약간 숨이 차고 옆 사람과의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려운 정도에 해당한다. 고강도 운동은 너무 숨이 차서 옆 사람과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정도라 할 수 있다. 보다 객관적 지표로 운동 강도를 판별하려면 심박 수를 이용하면 된다. 최대 심박 수의 64~76%쯤 되면 중등도, 77% 이상이면 고강도 운동이다. 최대 심박 수는 쉽게 ‘220-본인 나이’로 계산한다. 만일 나이가 40세라면 220에서 40을 뺀 180이 최대 심박 수고, 이 값의 64%인 115 이상 심박 수로 운동해야 중등도 운동이 되는 셈이다.
건강과 체중을 관리하는 데 운동이 필수라는 사실은 알지만 도저히 운동할 짬을 내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렇다면 주말에 몰아서 권장량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압축적으로 하면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러닝머신에서 1주일에 5번, 30분 동안 중등도 운동을 하면서 땀을 빼는 것만큼, 주말에 수영장에서 75분 동안 힘차게 접영을 하는 것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손 교수는 “다만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다 보면 운동으로 인한 부상의 가능성도 크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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