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행사 지원금 35억, 교육부 ‘고교취업장려금’ 예산으로 메꿔”

“행안부, 지자체 예비비로 보전하려다 교육부에 떠넘겨”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지난 8월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행정안전부가 잼버리 행사 지원금 일부를 관계 부처에 떠넘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열린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기간 발생한 폭염과 태풍으로 각국 대원들이 비상 대피하는 과정에서 전국 53곳에 이르는 대학이 기숙사 등을 대원들의 임시 숙소로 제공했다.

이들 대학은 대원들의 식비와 간식비, 생필품비뿐 아니라 청소비, 인건비(통역비), 관리비 등으로 총 49억9300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서동용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8월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비용을 '지자체 예비비'로 보전할 것임을 지자체에 알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가 지난달 7일부로 예비비 총 15억원을 사용해 각 대학에 정산을 완료했다. 그러나 전액 보전 받은 대학의 수가 9곳에 그치는 등 정산금 처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 같은날 행안부는 미지급된 약 35억원을 지자체가 아닌 교육부가 추후 각 대학에 보전할 계획임을 지자체에 급작스레 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동용 의원실은 교육부가 예고 없이 정산 업무를 떠안게 되면서 잼버리와는 무관한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 예산을 대신 끌어다 정산 받지 못한 대학들에 대한 정산금으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서동용 의원은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 가운데 '현장실습 지원금'과 '취업연계 장려금'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유일한 사업"이라며 "잼버리 조직위와 정부의 허술한 대응으로 인한 비용 부족을 아이들의 교육 예산으로 메꾸게 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