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1년새 24조 줄었다..들어오는 돈 그대로인데 소비·투자↑
가계 여윳돈 28.6조원.. 전년比 24.3조↓
소비 증가+주택투자 회복 영향
'굴리는 돈' 큰 폭 감소, 주식운용금 27조 줄어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4분기 자금순환 잠정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8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52조9000억원) 대비 24조3000억원 축소됐다. 순자금운용은 자금운용(굴린 돈)에서 자금조달(빌린 돈)을 뺀 것으로 순자금운용 규모가 클수록 여유자금이 많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4분기 가계 순자금운용은 76조9000억원으로 3년래 가장 컸는데 한 분기 만에 여윳돈이 2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은 "가계 소득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지속되고 주택투자 회복 등으로 여유자금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작년 2·4분기 394만3000원에서 올해 2·4분기 383만1000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가계소비지출은 4.8% 증가했다. 전국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2·4분기 9만4000호로 전년동기(7만5000호) 대비 2만호 가량 많아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였다.
고금리 영향에 가계의 자금조달은 감소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은 15조8000억원으로 1년 전(36조1000억원)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특히 장기대출금이 11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32조2000억원)대비 감소폭이 컸다. 다만 1·4분기(-7조원)과 비교해서는 자금조달이 확대됐다.
여윳돈이 줄어들면서 굴리는 돈도 줄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2·4분기 자금운용은 44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89조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예금이 39조3000억원에서 28조2000억원으로 줄었고 주식은 24조6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으로 1년새 27조원 감소했다. 반면 채권은 9조1000억원에서 11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예금이 44.5%로 가장 많았고 주식이 20.1%, 보험 및 연금 준비금이 27.0%, 채권이 3.1%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회사 부채가 감소하면서 가계의 다른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진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4분기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은 5079조9000억원, 금융부채는 2287조원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22배로 전분기(2.21), 전년동기(2.13)대비 확대됐다.
기업의 순자금조달은 축소됐다. 2·4분기 기업 순자금조달은 2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52조4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순자금조달은 자금조달(빌린 돈)에서 자금운용(굴린 돈)을 뺀 것이다.
비금융법인의 2·4분기 자금조달은 98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198조1000억원) 절반으로 줄었다. 높은 대출금리, 투자부진에 대출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4분기 회사채 선차환 발행 영향으로 채권발행이 축소된 것도 기업 조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기업이 굴리는 돈도 1년전 145조70000억원에서 올해 2·4분기 76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채권과 저축성예금 돈을 빼면서 운용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정부의 순자금조달은 8조7000억원으로 1년전(22조3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경기부진에 국세수입이 전년동기대비 16조원 가량 줄어든 와중에 지출이 43조원 줄어 지출이 더 큰 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2·4분기말 전체 총금융자산은 2경458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말대비 311조4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대출금 비중이 17.8%로 전분기말 대비 0.3%p 하락한 반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이 21.9%로 0.4%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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