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상생형 일자리’, 세금 1조원 투입해 겨우 1300명 고용”
문재인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1조원을 투입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이 참여 기업의 경영난과 부실 운영 등으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에디슨모터스(군산)와 디피코(횡성)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28개 뿌리 기업이 입주하겠다던 102만㎡(약 30만9000평) 부지의 밀양 하남산업단지에는 2개 기업만 있다. 기업들의 투자금도 지난해 말 기준 목표액(1조8513억원)의 절반 수준에 멈췄고 고용은 3분의 1 수준인 1300여명에 그쳤다.
6일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상생형 일자리 사업 국비 지원내역’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밀양, 횡성, 군산, 부산, 구미 등 총 6개 지역은 상생형 일자리 사업으로 총 695억원의 국비를 편성 받았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580억원이 지급됐다. 이 예산에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지투보조금)을 비롯해 수요 맞춤형 지원, 산단이전 재배치 지원 등의 사업이 포함됐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은 중앙 정부에서 국비를 지급하면 지방자치단체가 25%~50%의 비율로 지방비를 추가 투입한다. 국비에 지방비를 포함하면 6개 지역에 투입된 예산은 최대 11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역 기업 연구개발(R&D) 지원 ▲판매 및 수출 지원 ▲기술·회계 자문 ▲근로자 향상 지원 ▲산업기반시설 확충 ▲세금 감면 등 각 부처와 지자체의 지원금을 더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총 1조원을 넘어선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은 4년 차가 됐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4월 29일 1호 상생형 일자리 사업지인 광주글로벌모터스 준공식에 참석해 “총 51조원의 기업 투자와 13만개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는 상생형 일자리 사업이 지역 균형 발전 문제 해결과 고용 창출에 성공적인 모델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6개 지역에 기업들이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총 1조8513억원이고, 실제 투자한 금액은 56% 수준인 1조48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기업들은 총 3349명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고용인원은 1373명(41%)에 불과했다.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투자(51조)는 2.9%만 지켜졌고, 고용(13만명) 이행률은 1%인 셈이다.
강원도 횡성은 완성차 1개 기업과 7개 부품 기업을 우천 일반산업단지에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 입주를 완료한 기업은 초소형 전기차 기업 디피코뿐인데, 디피코는 경영난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부품사 7곳은 입주조차 안했다. 횡성군 관계자는 “법정 관리로 인해 지원금 환수 조치가 어려워 투자·고용 목표 기간을 연장한 상태”라고 말했다. 28개 기업을 입주 시키겠다던 하남산업단지(밀양 상생형 일자리)도 가동 중인 공장은 2개 뿐이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에디슨모터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최근 KG모빌리티에 인수됐다. 에디슨모터스는 문재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2016년에서 2023년까지 ▲전기자동차 ▲고용촉진 ▲자동차산업기술개발사업 ▲융자·보증 지원 등으로 총 1960억원 정부·지자체 지원금을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9월 태국을 방문해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과 함께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에 탑승했고, 2021년 8월에는 에디슨모터스 군산 공장이 준공되자 영상 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에디슨모터스에 각각 50억원씩을 대출해줬는데, 에디슨모터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보증을 섰던 전북신용보증재단이 100억원을 대신 갚았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으로 2022년까지 총 24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생산은 2046대에 그쳤고 일자리 창출은 319개에 불과했다.
부산 지역의 상생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자동차 부품기업 코렌스EM은 추진하던 사업이 여러 차례 좌초됐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 선정 당시 독일 BMW와 400만대 규모의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신고했지만, 납품이 불발되면서 사업 조건을 BMW와의 기술제휴로 바꿨다.
이후 사업제휴조차 어려워지면서 다른 국내외 완성차 기업과의 납품 계약으로 조건을 또 변경했으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당초 코렌스는 1200명을 신규 고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부산형 일자리 사업 전체 고용은 185명에 그쳤다.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가 캐스퍼의 생산 물량을 보전해주면서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 GGM은 2021년 캐스퍼를 출시하면서 연간 7만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판매량 부진으로 지난해 목표를 5만대로 바꿨고 올해는 4만5000대로 줄였다.
권명호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역 일자리와 투자 확대를 위해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업체선정 부실, 저조한 일자리와 투자유치 등 결과는 매우 초라했다”면서 “인기영합주의로 인해 부실하게 추진된 상생형 일자리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를 통해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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