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이슈]'악마의 편집'에 마음고생 김가은 "짜집기 영상에 中선수가 진짜 오해할까봐 걱정"

항저우=연합뉴스

사진출처=웨이보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짜집기한 영상으로 이슈가 돼 안타까웠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가은(25·삼성생명)이 짜집기 영상으로 인해 발생된 이슈에 대해 마음고생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김가은은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의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단식과 복식에서 승리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세 번째 매치 단식 주자로 나서 허빙자오를 2-0으로 물리치고 한국의 금메달을 매조지했다.

그런데 이후 김가은은 중국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 온라인상에 퍼진 영상이 문제였다. 영상 내용은 경기가 끝난 뒤 허빙자오가 금메달을 놓쳐 코트를 터벅터벅 걸으면서 허탈해하는 표정을 김가은과 성 코치가 따라했다는 것이었다. 악의적인 짜집기 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누적 조회수 1억회가 넘어가며 삽시간에 온라인상에 퍼졌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영상을 짜집기한 것으로 파악됐음에도 중국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김가은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으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은 선수는 욕울 먹어야 한다", "이런게 한국식 스포츠맨십이냐", "무례하고 모욕적인 행동", "운동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등 댓글 폭탄을 던졌다.

그러자 김가은은 6일 자신의 SNS 댓글 기능을 차단했고 이후 아예 계정을 닫아버렸다.

사진출처=웨이보

김가은은 지난 5일 유 페이(중국)와의 단식 8강전에서 1대2로 패한 뒤 악의적인 짜집기 영상에 대해 유감을 드러냈다. 김가은은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라는 중국 취재진의 질문에 "이건 빨리 물어봤었으면 했는데…"라며 나흘간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가은은 "그게 그런(상대를 조롱하는) 행동이 아니었다. 우리가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만약에 내가 이기면 끝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긴 뒤 '울지 말자'고 했다. '울 것 같으면 이렇게 해서 참자'라는 세리머니를 할 것이다라고 마음먹고 들어갔는데 실제로 이겼고, 성지현 코치님께서 울고 계시더라. '왜 울어요. 울지마'라고 말씀드리면서 (미리 맞춰놓은 세리머니를) 이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끼리 세리머니를 하느라 허빙자오 선수가 어떤 제스처를 했는지도 몰랐다. 중계만 봤어도 그런 이슈가 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짜집기한 영상으로 그렇게 이슈가 돼 좀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또 "가장 걱정됐던 건 혹시나 허빙자오 선수가 오해할까봐 마음이 걸렸었다. 허빙자오 선수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이슈가 돼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는 김가은의 인터뷰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