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결승 진출한 안세영이 말하는 냉정과 열정 사이…“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땐 내 성장을 확신하죠”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안세영(21·삼성생명)은 철저한 수비가 일품이다.
“기계적으로 뛰는 스타일”이라는 본인의 표현처럼 코트를 뛰어다니며 막고 또 막는다. 칼 같은 거리 감각까지 겸비해 빈 틈 없는 수비에 질린 상대가 바라는 실수도 좀처럼 없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43분 만에 2-0으로 승리한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4강전이 그랬다. 중국의 허빙자오(5위)는 안세영이 길게 찌를 때마다 실수를 바랐으나 셔틀콕은 어김없이 라인 안에 떨어졌다.
2세트 시작과 함께 나온 챌린지는 허빙자오의 의욕까지 꺾었다. 허빙자오는 아웃을 확신했지만 전광판에는 셔틀콕이 라인에 살짝 걸쳤다는 판정이 나왔다. “짜요”를 외치는 목소리가 잦아들고, “대~한민국”이 높아졌다.
당시를 떠올린 안세영은 취재진과 만나 “오늘 경기가 쉽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밖에 살짝 걸쳤을 땐 쉽지 않은데 (인으로) 판정을 받길래 웃었다”며 ”중국 관중이 응원을 별로 안하더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자신의 냉정함보다 열정이 더 주목받기를 바란다. 자신의 배드민턴이 완성되기 전에는 오차없는 플레이가 우선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의 빈 틈을 찌를 수 있는 한 방도 보여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호쾌한 스매싱을 하자마자 네트에 달려가는 그의 열정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안세영의 열정은 과거 자신이 넘어서기 힘들었던 라이벌들에게 앞서가는 비결이기도 하다. 안세영은 지난해 허빙자오에게 4전 전패로 고전했지만, 올해는 이날 승리를 포함해 6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안세영은 ”기계적으로 뛰다가 한 번씩 멋진 장면을 보여줄 땐 내가 (상대에게) 여유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된다“며 ”스스로 더 신나가 경기도 잘 풀린다“고 웃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 선 안세영은 이제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겼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의 방수현 이후 첫 금메달이다.
7일 결승전에선 안세영의 ‘천적’이라 불리던 중국의 천위페이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상대 전적은 6승10패로 열세. 하지만 안세영이 올해 허빙자오를 상대로 웃기 시작한 것처럼 천위페이를 상대로 올해 5승2패로 앞서가고 있다. 지난 1일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단식 경기에서 만나 안세영이 2-0으로 이겼다.
안세영은 “누가 올라와도 상관이 없다”면서 “난 경기를 뛰는 게 즐겁다. 내 경기를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항저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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