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명을 하나로"…삼성전자가 그리는 '에코시스템'
안전·건강·지속가능성 더해진 생태계 구축
"삼성전자의 신제품과 기술은 견고한 생태계에 기반한다."
삼성전자가 '에코시스템' 형성에 사활을 걸었다. 그동안은 단순히 편리함을 위한 연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더했다. 핵심은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다. 여기에 음성 지원 인터페이스 '빅스비',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 운영체제(OS) '타이젠' 등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더해 진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삼성 고객 하나로 모은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3'을 개최했다. SDC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서비스·플랫폼에 대한 비전과 혁신을 공유하는 글로벌 행사다. 지난 2013년 처음 개최돼 올해 아홉 번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하며, 즐거운 고객 경험을 구현하기 위한 에코시스템 강화 방안을 소개했다. 지난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캄 테크(Calm Technology)'를 강조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연간 판매되는 삼성전자 제품의 개수가 5억대가 넘고, 연간 삼성계정을 이용하는 고객은 6억명이 넘는다"며 "삼성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보다 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의 신제품과 기술은 견고한 생태계에 기반한다"며 "삼성전자의 기술 혁신은 수많은 고객과 제품·서비스를 연결하고 있으며, 이 혁신의 여정에 글로벌 개발자들과 파트너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싱스에 빅스비가 더해지면
특히 한 부회장은 고객 경험을 진화시키는 기술과 서비스 혁신에는 에너지 절감, 접근성 강화 등 소프트웨어 혁신에 기반한 '지속가능성'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빅스비·삼성 녹스·타이젠 등 공통 플랫폼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보다 발전된 스마트 홈 경험 구현을 위해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에코시스템 확대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고객 일상 전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통합 연결 경험에 힘써 왔다. 대표적인 것이 기기 간 호환성 확대를 위한 표준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싱스에 홈 IoT 통신 표준 기술인 매터(Matter) 표준 규격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는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를 적용했다.
지난해 초 설립된 HCA는 15개 회원사 스마트홈의 앱이다. 가전제품에 최적화된 IoT(사물인터넷) 표준을 정립해 전 세계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을 하나의 홈 IoT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싱스 사용자들은 삼성전자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다른 브랜드의 제품까지 연동 가능할 수 있다. 올해 9월 기준 스마트싱스 사용자는 약 2억9000만명에 달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날 스마트싱스의 고객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매터 지원 제조사 SDK(소프트웨어 개발자 툴)'를 공개했다. 또 스마트싱스 기반 앱 제작을 용이하게 해주는 '스마트싱스 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환경)'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IoT 허브를 탑재한 기기를 늘리는 '허브 에브리웨어' 전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각 허브가 상호 연동해 더 강력하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멀티 허브 네트워크' 기술도 소개했다. 향후에는 스마트 홈 활성화를 위해 주택 건설·임대 업체를 대상으로 '스마트 홈 통합 관리·제어 솔루션'도 제공할 예정이다.
스마트싱스와 연계해 빅스비의 완성도도 높였다. 아닐 순다르 삼성리서치아메리카 빅스비 담당 랩장은 "한 공간에서 연결된 여러 기기가 사용자의 명령을 같이 듣더라도 빅스비가 사용자의 의도와 다양한 환경, 기기 상태 등을 반영해 기기가 정확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업그레이드된 빅스비의 특징에 대해 소개했다.
예를 들어 TV로 영화를 감상하다 태블릿의 알람이 울리면 "하이 빅스비, 멈춰"라고 말하면, 사용자 의도에 따라 TV 재생을 멈추지 않고 태블릿의 알람만 꺼준다.
또 빅스비에 적용 중인 매터·HCA 연동 기기의 제어 기능은 내년에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간단한 명령만으로도 개인별 맞춤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
놓칠 수 없는 '안전', 타이젠의 확대
지속가능성과 함께 강조한 것은 '보안'이다. 기기 연결이 많아지면 해킹과 침입 위협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더욱 강력하고 종합적인 보안 솔루션이 요구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S, Z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바일 제품에만 적용됐던 하드웨어 기반의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 볼트'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내년부터 갤럭시 A 시리즈와 스마트 TV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 녹스 볼트'는 지문·PIN·패턴 등 기기 내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 녹스 매트릭스는 '크리덴셜 동기화(자격증명 동기화)'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삼성 기기에서 사용자 정보를 동기화하고 로그인하는 과정이 보다 빠르고 편리해질 전망이다. 이 기능은 연내 갤럭시 스마트폰 UX(사용자경험) '원(One) UI 6' 업데이트를 통해 출시되고, 이후 TV,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원 UI 6는 삼성 클라우드를 통한 데이터의 백업과 복원 과정에서 암호화(E2EE) 기술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백업 데이터는 사용자의 기기에서만 암호화되거나 복호화가 가능해진다. 만약에 서버가 해킹되거나 사용자의 계정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사용자 외에는 어느 누구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
또 삼성전자는 원 UI 6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삼성 패스'에 '패스키'를 새롭게 도입한다. 사용자가 비밀번호 없이 삼성 패스에 등록된 지문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삼성의 오픈 소스 운영체제인 타이젠의 적용 범위도 세탁기와 오븐 등으로 확대한다. 삼성 타이젠은 2012년 처음 공개된 이후, 지난 10여 년간 삼성전자의 TV·모니터·사이니지·가전 등 3억5000여 개의 기기에 탑재됐다.
또 이날 삼성전자는 약 3000여 개의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는 '삼성 게이밍 허브'도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최신 스마트 TV와 스마트 모니터를 비롯해 △2세대 더 프리스타일 △스마트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 △오디세이 아크 등 타이젠 지원 스크린에서도 게이밍 허브를 이용할 수 있다.
고봉준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응용소프트웨어개발 부사장은 "타이젠은 기기 간 연결을 넘어 사람 간 연결을 통한 고객 경험 확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업계 파트너십을 통해 각 개인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정의하고, 사람들이 더욱 즐겁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개발자들과의 동행을 통해 더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