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공치고 받고…‘유스 베이스볼5 월드컵’ 대표팀, 맹훈련 중! [SS현장속으로]

황혜정 2023. 10. 6. 13: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스(U-18) 베이스볼5 대표팀. 여학생 4명, 남학생 4명 총 8명으로 구성된 혼성 대표팀이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남양주=황혜정기자] 야구와 비슷한데, 다르다. 글러브나 배트, 보호장비 하나 없이 맨손, 맨몸으로 공을 치고, 받는다. 바로 ‘베이스볼5’다.

‘베이스볼5’는 신생 종목이다. 국내엔 ‘주먹야구’로 알려져 있다. 베이스볼5는 티볼과 함께 야구의 개량 종목 중 하나다. 그러나 티볼과 달리 아무런 장비가 필요 없다. 경기장도 규격이 작다. 또 9명이 경기장에 서지 않고 5명만 선다. 타순도 5명으로 돌아간다.


‘베이스볼5’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에서 2017년에 새로 개발한 스포츠로 향후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가능성이 높다. 베이스볼5는 2018 부에노스 아이레스 청소년 하계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보였고, 2026 다카르 청소년 하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WBSC가 베이스볼5를 개발한 2017년~2018년쯤부터 청소년을 중심으로 베이스볼5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국내엔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대한야구소프트협회(KBSA)가 베이스볼5 사업을 맡아서 담당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에서야 베이스볼5 국가대표를 뽑아 국제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대도’로 유명한 전(前) LG트윈스 이대형 현(現)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2022년 ‘베이스볼5’ 국가대표이자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다.

베이스볼5 공인구. 말랑말랑해 맨손으로 주고 받아도, 맨몸에 공이 맞아도 문제 없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베이스볼5는 소프트볼처럼 주자용 1루 베이스가 따로 있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이번엔 어린 학생들의 차례다. 올해 초 ‘유스(18세 이하) 베이스볼5’ 대표팀이 처음 구성돼 말레이시아에서열린 아시아컵에 출전해 아시아 3위로 월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이제 대표팀은 오는 10일부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U-18 베이스볼5 월드컵’ 즉, 세계대회에 출전한다.

前롯데 자이언츠 출신 차명주 감독이 이끄는 유스 대표팀은 지난 4일 소집돼 오전부터 저녁 늦게까지 월드컵 준비에 한창이다. 중~고등학생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여학생 4명, 남학생 4명,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베이스볼5’만의 매력은 남녀 혼성으로 진행된다는 점인데, 반드시 경기 중 다른 성별의 선수가 2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유스 대표팀 심현준 코치는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베이스볼5’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베이스볼5’라는 종목이 신생 종목이다 보니 이를 접해본 이가 드물었다. 그래서 야구 규칙에 익숙하고 야구나 소프트볼을 해본 선수가 대표팀 선발전에 유리했다. 그 결과, 야구 선수이거나 야구공을 만져본 학생들이 대다수 선발됐다.

대표팀에 속한 남학생 4명 중 3명은 엘리트 야구 선수다. 박준서, 오라온, 우주로는 소속된 중학교 야구부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이들은 모두 내년에 대전고등학교 야구부에 진학할 예정으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꾸고 있다. 여학생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선수 곽민정, 박홍은, 문근영은 사회인 여자야구팀에서 활약하는 이들이다. 특히, 곽민정은 올해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에 전격 발탁돼 두 차례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나머지 두 학생인 김상겸과 정승미는 체대 입시 준비생으로 학교 스포츠클럽 등으로 ‘베이스볼5’를 접한 뒤 흥미를 느껴 국가대표까지 도전한 경우다. 이렇게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8명의 남녀 학생이 전국에서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U-18 베이스볼5 국가대표 곽민정(혜성여고 1학년)이 타격을 하고 있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대표팀은 심 코치의 지도하에 오전 10시부터 수비 전술 훈련을 하며 손발을 계속해서 맞춰갔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사이지만, 태극마크를 같이 단 동료로서 친해지고 있는 단계다. 남녀 혼성 종목이라는 종목 특성상 함께 국제대회에 나서게 된 이들은 다소 어색하지만, 같은 또래, 그리고 공을 던지고 받는 운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도 주고받으며 가까워지고 있다.

확실히 남학생들은 힘이 넘치고 타구 속도도 빨랐다. 그러나 여학생들도 이에 못지않게 정교한 타격으로 수비수 사이 곳곳을 파고드는 타구를 날려 박수를 받았다. ‘베이스볼5’의 핵심은 빠른 상황판단과 침착함이다. 작고 말랑말랑한 공을 놓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상황을 판단해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 누상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주자들이 언제 홈으로 파고들지 모른다.

야구도 해봤고, 베이스볼5도 해본 이들에게 무엇이 더 재밌을까. 유스 대표팀 선수들은 입을 모아 “둘 다 재밌다. ‘베이스볼5’만의 매력은 박진감이 넘치고 활동량이 더 많다는 것이다. 또 장비가 필요 없어 아무 데서나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U-18 베이스볼5 국가대표 오라온(충남중 3학년)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U-18 베이스볼5 국가대표 우주로(한밭중 3학년)가 몸을 날려 수비하고 있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이들의 목표는 당차다. 바로 우승이다. 중국, 튀르키예, 튀니지, 쿠바, 말레이시아, 잠비아(이상 A조), 호주, 대한민국, 멕시코, 프랑스, 가나, 대만(이상 B조)까지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12개국이 참가하는 ‘2023 유스 베이스볼5 월드컵’은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튀르키예에서 열린다. 10일부터 3일 동안 조별리그 5경기를 치르고, 그 결과 각 조에서 상위 3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메달 경쟁을 한다.

심 코치는 “대만, 중국, 쿠바가 정말 잘한다. 우리는 뒤늦게 베이스볼5를 시작한 국가다. 그렇지만, 항상 목표는 우승이어야 하지 않나”며 웃었다. 선수들도 호기롭게 “대한민국의 실력을 보여주고 오겠다. 잘하고 올 테니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자 선수들은 “(라이벌) 중국과 대만은 꼭 이기고 싶다”고 외쳤다.

유스 베이스볼5 대표팀은 오는 8일 오후 출국해 호주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맨손과 맨몸으로 치고 받고 달리는 젊은 청춘들의 경쟁의 장을 따뜻하게 지켜봄 직하다. WBSC는 유스 월드컵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et16@sportsseoul.com

유스 베이스볼5 대표팀이 심현준 코치의 설명을 듣고 있다. 남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2023 유스 베이스볼5 월드컵 국가대표팀 명단

곽민정(혜성여고 1학년), 박홍은(한림예고 1학년), 정승미(둔촌고 1학년), 문근영(양산여고 2학년), 김상겸(배명고 2학년), 박준서(한밭중 3학년), 우주로(한밭중 3학년), 오라온(충남중 3학년)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