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보다 중요한 건 ‘고쳐쓰기’···나를 다듬는 과정[토요일의 문장]
고쳐쓰기는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쓰고 있는 것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글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일련의 아이디어와 나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적어도 부분적으로, 내가 쓰는 게 곧 나다. 원고를 고칠 때면 나 자신의 일부도 다듬게 된다.
- <고쳐쓰기, 좋은 글에서 더 나은 글로>(윌리엄 제르마노, 지금이책) 가운데
분명 쓰기에 관한 책인데 저자는 소리 내어 읽으라고 말한다. 고쳐쓰기 1단계는 “크게 소리 내어 읽어라”이다. 문장이 소리로 들리는 순간, 글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똑같은 단어가 반복되는지, 난데없이 뚝 끊어지는 난해한 문장들이 잠복해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쳐쓰기를 통해 작가가 진심으로 생각하는 바뿐 아니라 “글 자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윌리엄 제르마노는 가야트리 스피박, 폴 드 만 등 세계 석학들의 책을 출간하고 주디스 버틀러, 벨 훅스 등과 작업하며 그들이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눈이 번뜩 뜨이지 않는가? 제르마노가 알려주는 고쳐쓰기의 기술을 적용한다면, 힘없이 축 처진 글에도 생생한 맥박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좋은 글이란 글쓴이의 논지가 논리적으로 전개되고, 구조가 탄탄하며 독자와 소통이 잘 되는 글이라고 말한다. ‘청각적 쓰기’뿐 아니라 ‘3차원적 관점’에서 고쳐쓰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올려다보며 고쳐쓰기, 내려다보며 고쳐쓰기, 가로지르며 고쳐쓰기다. 구체적 내용은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고쳐쓰기는 좋은 글을 위한 것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누구나 글을 쓰며 모두가 저자인 시대, ‘고쳐쓰기’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봄 직하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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