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기 하원의장에 트럼프?…내주 워싱턴 의사당 방문 행보 주목
짐 조던 vs 스티브 스컬리스 2파전 양상…중도표 획득이 관건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미국 내 '권력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임기 중 해임된 가운데, 후임으로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전체 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만한 후보가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의장을 임시로 대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원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자신이 임시로 이를 맡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에 친구가 너무 많아 당원들을 단합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연설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의원들은 득표에 실패할 경우 내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만큼, 누군가 장기적 의장직으로 선출될 때까지 내가 의장직을 (임시로) 맡아주길 부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하원의장 선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위대한 공화당 하원의장이 만들어질 때까지 임시로 대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대한 하원의장은 새로운 정부, 그러나 나같이 경험이 많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을 돕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헌법상 하원의장이 반드시 하원의원일 필요는 없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판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됐지만, 하원의장직을 맡는 것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이에 대해 공화당 내 규정에 따르면 2년 이상 징역형을 받는 중범죄로 기소된 인물의 경우 공화당 지도부에서 사임해야 하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시라도 의장직을 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의장직을 임시로 맡겠다고 시사한 것은 어느 후보라도 자신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0일 열리는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 참석차 국회의사당 방문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소식통은 아직 방문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성사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6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이후로 처음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하원의장에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공화당 하원 2인자인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다.
지난 4일 출마를 발표한 조던 의원은 공화당 내 강성우익 계파인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자이자 초대 의장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이기도 하며, 최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8년 의장직에 출마했고 올해 초에도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1월과 지난 3일에 모두 매카시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조던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자 매카시 의장의 해임 결의안을 발의한 맷 게이츠 의원은 "나의 멘토 짐 조던은 훌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던 의원의 큰 약점은 중도 성향 공화당원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의장직으로 선출되더라도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조던 의원의 친트럼프 성향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반대 등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던에 이어 출마를 선언한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2002년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에서 연설한 이력이 있는 등 강경 보수파로 분류된다.
지난 2017년 6월14일 하원 야구경기 연습 도중 제임스 호킨슨이라는 인물에게서 엉덩이에 총격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총기 소유 권리를 강력히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57세인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지난 8월 희귀하지만 치료가 가능한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아 향후 선거에서 건강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신들은 그가 비록 원내대표 전 원내총무를 오랜 시간 맡아와 당내 지지기반이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던 의원과 마찬가지로 중도 성향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공화당 내 최대 계파인 '공화당 연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케빈 헌 의원(62)이다.
그는 2018년 오클라호마주에서 처음으로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다른 후보보다 비교적 신인 정치인이다.
한편 공화당은 오는 10일 후보를 확정한 후 다음 날 하원 전체 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한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려면 전체 의석 과반인 218표를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에서 222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212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공화당에서 5명만 이탈하더라도 의장을 선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1월 의장 선거 당시 매카시 후보는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로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15차례나 재투표가 실시됐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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