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대학정원 30% 무전공 입학해야…25년까진 유임 원해”
융합 인재 키우려면 전공 벽 없애야 한다는 취지
“신입생 30%는 전공·학과 정하지 않고 입학해야”
“유보통합·늘봄 등 개혁 본궤도까진 유임 희망”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 입학정원의 30%를 무전공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학문 간 융합이 강조되는 시대인 만큼 전공 칸막이를 허물고 학생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학이 선발하는 신입생이 1000명이라면 이 가운데 300명 정도는 전공·학과를 정하지 않고 입학토록 하자는 것. 1학년 때는 기초·교양과목을 이수한 뒤 2·3학년 진급 시 원하는 전공을 선택토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한성대의 경우 2017년부터 학과 간 칸막이를 허문 전공트랙제를 시행 중인데 학생들은 2학년 때 희망에 따라 세부 전공을 선택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런 모델을 전체 대학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융합·창의적 인재가 강조되고 있지만 대학에선 여전히 전공 간 칸막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교수들의 기득권’에 비유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 이 부총리는 대학가의 벤치마크 대상이 되는 서울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전공 간 벽 허물기를 유도할 생각이다. 여기서 효과를 거두면 자연스럽게 대학가로 확산될 수 있어서다.
이 부총리는 “대학이 사회 혁신의 허브가 되고 변혁의 중추적 역할을 하려면 내부의 전공 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며 “역사학과로 입학했다고 그대로 졸업하는 체제가 아니라 학과 정하지 않고 들어가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올해를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보고 2025년 개혁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유임을 원한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유보통합·늘봄학교·디지털교과서 등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표 개혁정책을 안착시키고 싶다는 포부다. 그는 “저한테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사례가 많은데 교육개혁 정책의 전면 도입 시점을 대부분 2025년으로 정해 둔 상황에서 (총선에) 나가면 무책임한 게 된다”며 “2025년까지는 모든 계획이 원만하게 시행되도록 현장을 바꿔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내달 7일 취임 1주년을 앞둔 심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두 번째로 교육부 장관을 맡은 것은 제 일생의 큰 행운”이라며 “1기 때 미진했던 부분들도 많았기에 2025년까지는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임무를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교육부가 국립대 사무국장 27명을 공무원 정원에서 제외하고 별정직으로 돌리기로 한 점에 대해선 ‘평가받을 만한 개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고위공무원 자리 27개를 정원에서 제외한 것은 교육부의 기득권 내려놓기”라며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면 좋겠으며 이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장관 취임 후 신설했던 교육부 내 대학규제혁신국은 내년 1월까지 소임을 다하도록 한 뒤 폐지할 계획이란 점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어떤 정부 어떤 부처도 규제를 개혁한다고만 했지, 규제개혁을 완성하고 담당 부서를 없앤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직제 개편을 통해 대학규제혁신국을 신설했다. 이후 대학 관련 규제 혁파에 나섰는데 지난 6월 말 학과·학부 없이 신입생을 통합 선발할 수 있게 한 게 대표적이다.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을 삭제, 학과·학부 없이도 대학 운영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관련 시행령 정비는 법제 심사를 거쳐 연말께 완료될 예정이다.
한편 이 부총리는 현재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적용 중인 ‘정시 40%’ 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관 취임하면서 리뷰해본 것 중 안타까운 게 정시 40% 룰이었다. 정책 결정에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었고 이는 교육이 정치화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학종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커지자 학종·논술 비중이 큰 주요 16개 대학에 정시 40% 확대를 요구한 정책을 ‘교육의 정치화’로 규정한 것으로 향후 정책 변화를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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