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 추진 순항미사일 발사 성공”… 33년만에 핵실험 재개 위기감 고조

김현아 기자 2023. 10. 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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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며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에 '핵 위협' 경고를 보내, 1990년 이후 33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푸틴 대통령은 "정말 핵실험을 실시할지에 대해 말할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CTBT에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은 미국처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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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국제토론클럽 참석해 강조
핵탄두 10개 ICBM도 거의 완성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 연설을 통해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며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에 ‘핵 위협’ 경고를 보내, 1990년 이후 33년 만에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타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해 “부레베스트니크 핵 추진 전략순항미사일의 마지막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가 2018년 의회 연설에서 “사거리가 거의 무제한으로,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보장할 것”이라 호언했던 미사일이다. 그는 이어 최소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시스템도 거의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라는 요청들이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핵실험 재개’ 카드를 꺼내 들며 러시아발 핵 위협이 다시금 증폭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6월 벨라루스 전술핵무기 이전에 이어 CTBT 철회까지 언급하며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러시아의 마지막 핵실험은 소련 시절이던 1990년으로, 실제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북한에 이어 금세기 두 번째 핵실험 국가가 된다. 푸틴 대통령은 “정말 핵실험을 실시할지에 대해 말할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CTBT에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은 미국처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강화하는 서방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추락 사고 희생자들의 시신에서 수류탄 파편들이 발견됐다”며 폭발 발생 가능성을 암시했다.

한편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독일은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시스템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론과 관련,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유럽은 미국을 대체할 수 없다”며 미국의 지원 지속을 요청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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