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의 새로운 70년[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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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로 한미동맹 70주년이다.
70년 동안 확 달라진 한국의 위상만큼이나 양국 관계도 양적으로 두터워지고 질적으로 진화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가 8월 미국 내 응답자 1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미동맹의 현주소, 그리고 새로운 70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는 한미동맹은 글로벌 가치동맹으로 진화할 때 새로운 70년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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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로 한미동맹 70주년이다. 70년 동안 확 달라진 한국의 위상만큼이나 양국 관계도 양적으로 두터워지고 질적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그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한미동맹은 저절로 주어진 것도, 언제나 변하지 않는 모습이지도 않았다. 반미(反美)가 반전(反戰)의 동의어(同義語) 혹은 유의어(類義語)였던 적도 있고, 여전히 그렇게 믿고 있는 무리도 있다. 일방적인 동맹의 수혜자로 미국의 그늘에 머무르는 것도, 동맹 관계를 종속 관계로 여기는 것도 모두 동맹을 바라보는 극단의 시각이다.
한미경제연구소(KEI)가 8월 미국 내 응답자 1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미동맹의 현주소, 그리고 새로운 70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동맹국의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critical partner)이라고 답했다. 51%는 ‘의견 없음(no opinion)’이라고 답했다. 동맹국이라는 응답은 멕시코(38%)나 우크라이나(28%)보다는 높았지만, 영국(69%)이나 캐나다(67%)보다는 확연히 낮았다. 이외에도 유럽연합(EU)이 57%, 일본(48%), 호주(44%), 이스라엘(43%)이 한국보다 높았다.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미국 입장에서 한국보다 응답이 높은 여섯 곳 중 한국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곳은 없을 게다. 동맹의 현주소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나 글로벌 정세에서 한미동맹은 제쳐 둘 수는 없지만, 다른 중요한 과제들 앞에 둘 만큼은 아니다.
이 조사는 동맹의 나아갈 방향도 보여준다. 한미 간 협력해야 할 부문을 묻는 질문에 ‘북한(North Korea)’이라는 응답은 51%였다. 같은 질문에 ‘동아시아 및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Security in East Asia & the Indo-Pacific)’는 55%, ‘공급망(Supply chains)’은 54%의 응답자가 답했다. ‘국제 무역 규정의 진전(Development of international trade rules)’, 5G 등 기술 인프라라는 응답도 각각 47%, 45%에 달했다. 북한을 앞세운 세력의 위협에 맞서 자유민주 진영을 사수하는 최전선으로서 ‘안보동맹’ 성격이 짙었던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을 기반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자유민주 진영의 질서를 주도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질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하나, 주목할 조사가 있다.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한 응답자의 63%는 더 많은 3국 간 협력을 희망했다. 일본을 향해 먼저 손을 내민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4월 워싱턴선언부터 일본 정상과 함께한 8월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회동까지, 윤석열 정부의 일련의 대미 외교 행보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박훈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는 ‘위험한 일본책’에서 “우리 선조들은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지 않았다”며 “일본과 자유·민주·법치·평화·인권·복지의 경쟁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는 한미동맹은 글로벌 가치동맹으로 진화할 때 새로운 70년을 그릴 수 있다. 문화일보가 ‘한미동맹 70주년, 새 미래로 간다’ 기획을 준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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