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현실화와 플랜-K 방향[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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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사상 처음으로 회기 중 의회에서 해임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협의해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자 이에 발끈한 플로리다 출신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의원이 해임안을 제출했고, 근소하게 다수를 차지하던 공화당에서 8명이 이탈 표를 던져 가결된 것이다.
사실 하원의장 해임안 통과는, 매카시 의원이 올해 초 의장이 될 때부터 예고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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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사상 처음으로 회기 중 의회에서 해임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협의해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자 이에 발끈한 플로리다 출신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의원이 해임안을 제출했고, 근소하게 다수를 차지하던 공화당에서 8명이 이탈 표를 던져 가결된 것이다. 하원의장은,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승계 서열 2위 자리이기에 워싱턴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탈 표 대부분은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모임 출신이다.
사실 하원의장 해임안 통과는, 매카시 의원이 올해 초 의장이 될 때부터 예고돼 있었다. 2022년 총선에서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매카시 의원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했지만, 닷새에 걸친 15차례의 투표 끝에 겨우 의장이 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매카시 의원은 당내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해임결의안 발의 기준을 ‘의원 1인’으로 낮췄고 결국 이렇게 발목이 잡히고 만 것이다.
여야가 9석 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하원에서 이 제도가 유지된다면 ‘의원 1인 발의, 소수표 이탈’로 얼마든지 워싱턴 정가를 흔들 수 있다. 우리 정치가 선진화한 것인지 미국 정치가 삼류가 된 것인지, 미국 정치가 여러 면에서 우리와 닮아간다. 몇몇 인플루언서와 그 맹렬 추종자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정치판을 좌우한다. 이들은 확증편향의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행동의 옳고 그름은 그 주체가 누구인지로 결정한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지지가 전혀 식지 않는 모습도 유사하다. 이번 해임안 가결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이던 팟캐스트 방송가 스티브 배넌이 공화당 의원들을 ‘조종’한 결과로 보는 지적도 있다.
이번 해임안으로 우크라이나에 불똥이 튀지는 않을지 전 세계가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1인 발의자 게이츠 의원은 공화당 강경파들이 줄기차게 반대해 온 우크라이나 지원의 이면 합의설을 강력히 주장했다. 미국과 나토(NATO), 범서방세계가 똘똘 뭉쳐 단기전으로 끝내려던 블라디미르 푸틴을 겨우 궁지에 몰아붙였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으면 그 불똥은 우리에게도 튀게 된다.
궁여지책으로 손잡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이 더 강해질 건 뻔하다. 푸틴의 저위력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지고, 여기에 김정은도 덩달아 도발의 강도를 높이며 우리를 압박할 것이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이 남침해도 한국을 도와야 한다는 응답은 50%에 불과했고, 반대는 49%에 육박했다.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염려하던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든다. 공화당 대선 주자 토론에 불참하는 데도 그에 대한 지지가 식지 않는다. 한미일의 안보 협력을 쿼드(QUAD) 및 오커스(AUKUS)와 연계해 이를 유럽의 나토와 함께 미국 주도 글로벌 안보의 두 축으로 만들려는 구상을 포기한다면 우리에겐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보다 강화된 법안으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압박이 가중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주한미군 감축과 방위비 분담금 증가는 물론 핵 안보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현명한 플랜-K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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