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상 은폐하는 경제정책 역주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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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이 지난 2일 중국 경제의 침체를 경고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경제가 침체하거나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돈을 풀어 해결해 왔다.
이러한 조치로 중국 경제의 실상이 은폐된 측면이 있다.
중국이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고 진정한 성장을 이루려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줄이고 주요 산업을 민영화하며 시장에 자유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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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이 지난 2일 중국 경제의 침체를 경고했다. ‘동아시아·태평양 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4.4%로 전망했다. 기존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는 2010년부터 계속 하락해 왔다. 중국의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감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도 줄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지난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 경제의 부진은 단순한 경기 후퇴가 아닌 중국 경제 특유의 시스템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시장 친화적인 개혁을 시행했지만, 국가가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해 왔다. 경제는 대부분 중앙에서 계획해 왔으며, 대규모 산업의 상당 부분을 국유화했다.
중앙계획은 경제계산 왜곡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계산이란, 구성원들이 시장의 가격 시스템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경제계산에 따라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된다. 시장을 무시한 중앙계획에서는 자원이 정치적 이유로 배분돼 대부분 투자가 낭비된다. 인위적인 저금리와 정부 보조금으로 인해 과잉 건설된 부동산이 단적인 예다. 지난해 9월 영국의 경제연구소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3000만 채, 잔금 미지급 등의 이유로 비어 있는 아파트 수가 1억 채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까닭으로 2021년 12월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가 부도 사태를 맞았고,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부동산발 경제위기를 겪을 수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경제가 침체하거나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돈을 풀어 해결해 왔다. 이러한 조치로 중국 경제의 실상이 은폐된 측면이 있다. 돈을 푸는 기간에 GDP 측정치는 증가한다. GDP 증가가 반드시 진정한 경제성장을 나타내는 건 아니다. GDP 측정은 기업의 재무 상태는 보지 않고 기업의 현금 흐름만을 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GDP 측정만으로는 잘못된 투자와 제대로 된 투자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 중국 정부의 돈을 푼 정책은 중앙계획에 따른 잘못된 투자를 상당 부분 가렸다.
중국이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고 진정한 성장을 이루려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줄이고 주요 산업을 민영화하며 시장에 자유를 줘야 한다. 그러나 지금 중국 정부를 보면 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규제를 더 강화하고 ‘공동 부유’(다 같이 잘사는 사회)의 국정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며 더욱 국가 주도적인 경제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정책은 경제계산 왜곡 문제를 더욱 악화시켜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구소련의 계획경제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 경제의 실상을 알고 장단기 대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정부는 중국의 경제위기에 대비해 금융안전망을 튼튼히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자유로운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기업과 기업가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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