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서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에 합류

[전기차]내년 말 북미 출시 신차부터 적용

9월 29일 캘리포니아 샌 클레멘테의 테슬라 충전소의 아이오닉 6. 현대차 미국 법인 누리집.

현대차·기아가 북미에서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에 합류한다. 내년 말부터 북미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테슬라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 북미 법인은 누리집을 통해 내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테슬라 충전 방식인 북미충전표준(NACS·North America Charging Standard)을 적용한다고 5일(현지 시각) 밝혔다. 캐나다는 2025년 상반기부터 NACS가 적용된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미국 표준이던 결합 충전 방식(CCS·Combined Charging System)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내년 4분기부터 생산되는 전기차에는 NACS만을 채택하게 된다. 이전에 생산돼 CCS가 적용된 전기차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NACS 어댑터를 2025년 1분기부터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테슬라 충전방식을 이용하면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점도 보완한다. 현대차의 기존 충전 방식은 800볼트 고전압을 이용해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낮은 400볼트 전압을 활용하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이 문제도 테슬라와 협력해 최적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로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이나 캐나다, 멕시코 전역에서 1만2천개 이상의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 가능한 충전 네트워크 규모가 두 배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까지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에 합세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 충전 방식으로 재편될 조짐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미국 포드와 제터럴모터스(GM)도 전기차 충전에 테슬라의 NACS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드와 지엠은 자사 전기차를 어댑터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2025년부터 테슬라 방식의 연결포트를 생산할 때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