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상 탔으니 이젠 내리막… 압도당하고 겁도 난다”

박세희 기자 2023. 10. 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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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 노벨문학상보다 높을 순 없지요. 이제부턴 내리막길입니다. 하하."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는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방송 TV2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노르웨이 작가로는 네 번째로, 1928년 시그리드 운세트 이후 9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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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노벨문학상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
삶·죽음·인간존재가 주요 소재
희곡,전세계 무대에 900회 올려
소설분야도 넘나들며 작품 활동
“문학 목표하는 문학에 주는 상”
한림원 “혁신적 희곡·산문으로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욘 포세가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베르겐 해안가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 무엇도 노벨문학상보다 높을 순 없지요. 이제부턴 내리막길입니다. 하하.”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는 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방송 TV2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수년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그는 “나는 긴장에 익숙하지만 그것을 소화 못 하는 데에도 익숙하다. 긴장을 풀기 위해 운전을 했고 운전하던 중에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며 “내년부터는 이런 긴장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수상 직후 출판사를 통해 낸 소감문에선 “압도당하고 다소 겁도 난다. 나는 이것이 다른 고려 없이 무엇보다 문학이기를 목표로 하는 문학에 주는 상이라고 여긴다”고 전했다.

첫 장편소설 ‘레드, 블랙’(1983)으로 시작해,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1994)로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린 그는 데뷔 40년 만에 마침내 작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욘 포세를 선정하며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했다. 노르웨이 배경의 특성을 예술적 기교와 섞었으며, 인간의 불안과 양가성을 본질에서부터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노르웨이 작가로는 네 번째로, 1928년 시그리드 운세트 이후 95년 만이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SNS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뛰어난 글에 대한 커다란 인정이자 멋진 영예”라며 “노르웨이 전체가 축하한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수십 편의 희곡을 전 세계 무대에 900회 이상 올리며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는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그의 상연 기록은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1828∼1906) 이후 최다로, 욘 포세는 ‘헨리크 입센의 재림’ 또는 ‘21세기의 사뮈엘 베케트’로 불린다. 노르웨이어로 쓰인 최고 문학작품에 주는 뉘노르스크 문학상과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 명예상 등 유럽 내 주요 상도 섭렵했다.

욘 포세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존재의 본질을 파고드는 작업에 천착해왔다. 삶과 죽음, 그 사이 인간 존재의 반복되는 서사는 주요한 소재다. 포세는 지난해 11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겪은 한 사고가 작가로서의 삶을 결정했다며 “7살 때 얼음 위에서 미끄러져 거의 죽을 뻔했다.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내 안에서 빠져나와 나 자신을 바라봤다. 그때 경험이 나를 작가로, 예술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키케로는 죽음을 배우는 방법이 철학이라고 말했다. 문학 역시 죽음을 배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욘 포세의 작품은 국내에도 다수 소개됐다.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문학동네), ‘보트하우스’(새움),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지만지드라마), 3부작 중편 연작소설 ‘잠 못 드는 사람들 외 3편’(새움), 아동소설 ‘오누이’(아이들판) 등이다. 오는 20일에는 ‘멜랑콜리아’ 1권과 2권 합본판이 민음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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