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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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더 넌1'이 개봉됐던 5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집니다.
이들과 맞대결을 펼친 '더 넌1' 역시 당시 52만 명을 동원했으니, 그야말로 호시절이었던 셈입니다.
엿새간의 한가위도 살리지 못한 극장가, 더 이상 팬데믹은 부진의 핑계가 될 수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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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런 말이 있죠. 온갖 곡식이 무르익고 곳간이 차는 이 시기 같은 풍요로움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올해 추석은 임시공휴일이 더해지며 엿새간의 연휴였는데요. 그러니 소위 ‘대목’이라 불리며 여러 업종이 활기를 띠었죠.
하지만 극장가의 살풍경은 여전했는데요. ‘한가위 특수’는 없었습니다. 올 추석을 앞두고 한국 영화 4편이 개봉됐죠. ‘1000만 감독’인 강제규 감독의 신작 ‘1947 보스턴’을 비롯해 ‘1000만 배우’인 송강호를 앞세운 ‘거미집’ 등이 추석마중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엿새간 ‘천박사 퇴마연구소’가 약 151만 명을 모았고, ‘1947 보스톤’과 ‘거미집’이 각각 약 73만, 26만 명을 동원했는데요. 한 주 먼저 개봉된 ‘가문의 영광:리턴즈’는 약 16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죠. 연휴 기간 4편의 관객 수는 도합 260만 언저리입니다. 게다가 같은 시기 개봉한 외국 공포 영화 ‘더 넌2’(26만2489명)가 ‘거미집’보다 많은 관객을 모아 자존심을 구겼죠.
‘더 넌1’이 개봉됐던 5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집니다. 2018년 추석 연휴는 9월 22∼26일 닷새간이었는데요. 이 시기 한국 영화 ‘안시성’, ‘명당’, ‘협상’은 각각 306만, 135만, 103만 명을 모았죠. 이를 모두 더하면 544만 명인데요. 올해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흥행 규모죠. 이들과 맞대결을 펼친 ‘더 넌1’ 역시 당시 52만 명을 동원했으니, 그야말로 호시절이었던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또다시 팬데믹을 탓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장을 찾는 문화를 헤쳤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팬데믹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추석을 살펴보면, 불과(?) 나흘간의 연휴 동안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이 약 283만 명을 동원했습니다. 올해 네 편의 영화가 합작한 성과를 홀로 일군 셈인데요. 그리고 이 영화는 최종 스코어 698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팬데믹, 연휴의 길이, 개봉 편수와 같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작품의 질’이 관객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는 방증이죠.
엿새간의 한가위도 살리지 못한 극장가, 더 이상 팬데믹은 부진의 핑계가 될 수 없는데요. 행인의 옷을 벗기는 건 찬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라는 이솝우화의 교훈처럼, 굳게 닫힌 관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 충무로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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