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경이로운 소리의 교향곡…'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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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영 옮김.
출생 전 우리가 경험하는 소리는 자궁 속에서 물이 윙윙거리고 고동치는 소리다.
아기는 20주 전에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물속에 사는 딱총새우는 프라이팬에서 자글거리는 듯한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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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 =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노승영 옮김.
출생 전 우리가 경험하는 소리는 자궁 속에서 물이 윙윙거리고 고동치는 소리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엄마의 목소리, 솟구치는 피, 허파에서 흐르는 숨결, 꾸르륵꾸르륵 음식이 소화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기는 20주 전에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러나 30주만 되어도 조직이 격렬히 성장하면서 성인 수준의 청력을 유지한다. 배 속에 있다고 아이에게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이유다.
자연에는 다양한 소리가 있다. 물속에 사는 딱총새우는 프라이팬에서 자글거리는 듯한 소리를 낸다. 마치 총을 쏘듯 격렬한 소리다. 그 소리는 3㎜ 안에 있는 소형 갑각류, 벌레, 어류를 사살할 만큼 강력하다. 딱총새우도 그 위험성을 안다. 영역 싸움 등을 할 때, 그들은 적수와 1㎝의 거리를 유지한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런 딱총새우의 위험성을 한때 인간만 몰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일본 앞바다에서 딱총새우가 서식하는 해저에 잠수함을 잠복시켰다가 낭패를 겪었다. 딱총새우의 격렬한 소리에 군용 음파 탐지기가 무용해졌기 때문이다.
책에는 자연의 경이로운 소리가 담겼다. 시골길 가장자리를 걷다가 갑자기 들리는 메뚜기가 파드닥 달아나는 소리, 부스스한 풀 더미 속에서 귀뚜라미가 귀뚤귀뚤 우는 소리, 마음이 평안해지는 고래의 노랫소리….
그런 자연의 소리는 하나의 음악이다. 이런 음악들은 3억년 전 곤충에서 시작돼 동물군, 특히 절지동물과 척추동물에서 번성했다. 미국 생물학자인 저자는 소리를 주제로 다양한 내용을 책에 담았다. 소리의 진화에서 시작해 생명 진화의 창조성, 나아가 자연과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의 서사까지를 들려준다.
그는 "우리의 감각과 미감은 세포의 작은 털에 의해 생기를 얻었으며, 음향적 갈망으로 서로에게 다가간 동물들의 오랜 진화에 의해 빚어졌다"고 말한다.
이어 "이 유산은 현재가 얼마나 아름답고 부서졌는지 보여주며 기쁨, 소속감, 실천의 감각적 토대가 된다"고 덧붙인다.
에이도스. 608쪽.
▲ 더블엑스 이코노미 = 린다 스콧 지음. 김경애 옮김.
어떤 책들은 책의 제목이나 부제가 책의 모든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이 그렇다. 책의 부제는 '여자에게 경제를 맡겨라'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자본·신용·시장에 걸쳐 작용하는 경제적 장애물이 여성에게만 부과되는 특수한 문화적 제약과 결합해 '어둠의 경제학'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그로 인해 배제된 여성 경제를 저자는 '더블엑스 이코노미'라 명명한다.
저자는 여성 경제, 즉 '더블엑스 이코노미'의 힘이 폭발적이라고 주장한다. 인류가 당면한 경제침체, 전쟁과 기아,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할 묘안이 여성 경제에 있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제한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상황 속에서도 여성은 이미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저자는 모든 여성이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할 때, 세계 경제가 놀라운 성장을 보일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쌤앤파커스. 41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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