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부 업무망, 외부서도 접근 가능… 보안 취약"

국정원 보안점검서 '망분리' 등 문제점 확인
"해킹 정황은 없어"… 10일 공식 발표 예정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업무용 내부 전산망이 외부로부터의 해킹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이 지난 5월부터 중앙선관위를 대상으로 실시한 보안점검 결과에서 이 같은 사항이 확인됐다.

선관위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 업무에 사용하는 내부 전산망(인트라넷)과 외부 인터넷 간의 '망분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외부에서도 선관위 내부 전산망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단 것이다.

국정원은 선관위가 보안 강화 없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내부망을 계속 운용할 경우 외부세력의 침입 등이 우려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개표 결과 조작 등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단 얘기다.

이와 관련 선관위가 운용 중인 일부 방화벽 장비의 경우 이미 제조사의 기술지원이 종료된 구형 장비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정원의 이번 보안점검에선 선관위 내부망이 외부 세력의 해킹 공격 등에 뚫린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번 선관위 보안점검 결과를 오는 10일 언론에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앞서 북한의 해킹 시도가 있었음에도 국정원·행정안전부의 보안점검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당시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국정원·행안부의 보안컨설팅을 받을 경우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고위 간부 자녀 등의 특혜 채용 비리가 불거지고 여당(국민의힘) 또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선관위도 결국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보안점검을 수용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