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세상 가져다준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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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유입니다. 한국 작품의 특성상 소재와 창작의 자유가 넓은 점을 높이 삽니다. 한국 영화를 보면 '이런 이야기까지 다룰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한국 영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홍콩의 전설적인 배우 주윤발이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의 경쟁력으로 소재와 제작의 '자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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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가장 큰 경쟁력은 창작의 자유
전재산 기부? 흰쌀밥 두그릇이면 충분
홍콩정신 살아 있는 영화 만들고 싶어
“한국 영화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유입니다. 한국 작품의 특성상 소재와 창작의 자유가 넓은 점을 높이 삽니다. 한국 영화를 보면 ‘이런 이야기까지 다룰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한국 영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홍콩의 전설적인 배우 주윤발이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의 경쟁력으로 소재와 제작의 ‘자유’를 꼽았다.
주윤발은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한다. 주윤발의 수상을 기념해 올해 영화제에선 그의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과 ‘와호장룡’이 상영된다.
전세계적인 한국 영화 열풍에 대해선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영화 인사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쁜 일”이라며 “지역마다 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 지역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정체할 때 다른 지역이 이를 이어받아 더 멀리 끌고 갈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여러 제약으로 정체된 홍콩 영화와 달리 ‘자유’라는 날개를 달고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한국 영화에 대한 부러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홍콩 영화의 제작 상황에 대해선 “검열 제한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홍콩에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선 여러 부서의 승인과 검열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홍콩 영화인들은 많이 어렵고 힘들다”며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홍콩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영화계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선 “한국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와 전세계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홍콩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어떤 소재를 다뤄야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 전 재산인 8100억원을 기부한 것에 대해 그는 “제가 힘들게 번 돈이어서 기부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 아내가 기부한 것”이라며 “정확히 얼마를 기부했는지 모른다”며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하지만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갈 때도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나는 하루에 흰 쌀밥 두 그릇이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에 나돌았던 와병설 가짜뉴스에 대해선 “매일 일어나는 일이니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최근 마라토너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주윤발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취미를 찾고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며 “첫 인생의 60년이 영화인이었다면 두 번째 인생의 60년은 마라토너로 살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달 19일 홍콩에서 하프 마라톤을 뛸 예정”이라며 “부산에서도 내일 10㎞를 뛰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주윤발은 “앞으로도 캐릭터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며 “감독들이 기회를 주면 도전할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윤발은 어제 개막식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취재진과 셀카를 찍으며 귀여운 면모를 드러냈다. 셀카 사진을 취재진에게 에어드랍으로 공유해주는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올해로 연기 생활 50주년을 맞은 주윤발은 ‘영웅본색’, ‘가을날의 동화’, ‘첩혈쌍웅’, ‘와호장룡’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영화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지식을 가져다주는 존재’라고 답했다.
“홍콩에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태어나 10살에 도시로 나왔고, 18살에 연기를 시작했어요. 공부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가져다 준 게 영화입니다. 한 역할을 맡아 그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연기하며 그 사람의 인생을 경험하게 해줬죠.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습니다.” 부산=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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