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행랑 후 불참’ 김행, 이대로 임명? 與 “의혹 대부분 해명”
조은희 “자격 충분, 한 방 없었다”…尹, 임명 강행 가능성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전날 국민의힘과 김 후보자의 집단 퇴장으로 결국 파행됐다. 야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청문회를 하루 연장해 6일 회의를 열었지만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은 모두 불참했다. 따라서 이대로 김 후보자 청문회가 마무리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미 김 후보자 주요 의혹 대부분이 해명됐다"며 장관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밤까지 이어진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과 이를 거부하는 김 후보자 사이의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후보자 딸의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지분 거래 및 보유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딸이 원하지 않는다"며 거부했고 "그냥 형사 고발하시라"는 답변을 고수했다,
지켜보던 민주당 소속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지금 상황은 후보자가 자초한 것"이라며 자료제출 등 소명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의 반복되는 '형사 고발' 운운에 대해서도 경고하며 "그런 태도를 유지하려면 사퇴를 하라"고 일침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제가 지금 여기 와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위원들 역시 "위원장은 중립을 유지하라"고 격하게 항의했다. 이내 "갑시다"라며 하나 둘 위원석을 벗어났고 김 후보자의 자리로 향해 집단 퇴장을 제안했다. 그 과정에서 야당 위원들이 몸으로 김 후보자의 퇴장을 막아서며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권 위원장은 밤 10시40분경 정회를 선포했고 약 한 시간 뒤 다시 청문회를 열었지만, 퇴장한 김 후보자와 여당 위원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김행 연락 닿지 않아" "민주당에 결코 합의해줄 수 없다"
결국 여성가족위는 야당 주도로 청문회 실시계획을 변경, 청문회를 6일 하루 더 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물론 김 후보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권인숙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속개하고 "김 후보자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자세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이 자리에 나와서 청문회에 임하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날 청문회 파행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국감을 제외한 어떠한 의사일정도 결코 합의해줄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알렸다. 여가위 국민의힘 간사 정경희 의원은 "민주당이 또 다시 독단적인 의사진행을 거듭하는 의회 폭거를 되풀이했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여가위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청문회는 어제 끝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인숙 위원장이 공개 사과하면 청문회 속개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그는 "공개 사과는 어제 얘기였다"며 "오늘 청문회는 민주당조차도 청문회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며 장관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은 '김 후보자의 '주식 파킹' 의혹이 해명됐다고 보냐'는 질문에 "60~70% 정도 (해명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게 장관 임명장을 줘도 된다고 보냐'는 물음에도 "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에) 한 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채택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그리고 전날 청문회가 진행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또한 함께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 1년 5개월 만에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만 20명에 이르게 된다. 재임 기간을 감안하면 2005년 인사청문제도가 본격화된 이후 최다 기록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시사저널에 "김행 후보자를 포함해 그동안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이 하나같이 국회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청문회에 임하고 있다"며 "왜 그러겠나. 청문회는 그냥 하루만 견디면 되는 절차일 뿐 '대통령께서 어차피 임명해주실 거야'라는 마인드가 깔려 있어서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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