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 KS 6연투했던 38세 베테랑, 이번에도 "팔이 빠져라 던지겠다" 선언... '방출생의 기적' 스토리 이어진다
김진성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이 5-1로 앞서던 7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LG의 선발투수였던 임찬규는 6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7회 시작과 함께 장두성과 대타 이정훈의 안타에 이어 황성빈의 번트 때 1루수 김범석의 3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LG는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박승욱을 삼진 처리했지만 정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임찬규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점수 차는 4점이었지만 안타 하나면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온 김진성은 침착한 투구를 펼쳤다. 첫 타자 전준우를 상대로 3개의 파울 끝에 주무기인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전 동료 유강남마저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김진성은 실점 없이 이닝의 문을 닫았다.
경기 후 김진성은 "100홀드라는 뜻깊은 기록을 달성한 것도 기쁘다. 여기까지 오는데 힘든 시간도 많았는데, 올 시즌에는 내가 입증할 수 있는 것을 입증했다는 것이 좋았다"며 달성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기까지 오면서 동료 선수들, 코칭스태프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도움을 주신 덕분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직 LG는 잔여 7경기가 있지만, 이날 등판으로 김진성의 올해 정규시즌 등판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LG는 지난 3일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후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5일 경기를 앞두고 "(김)진성이는 100홀드에 하나 남았다고 하더라. 그거 하면 엔트리에서 빼서 쉴 거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성은 NC 다이노스 시절 두 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2016년 두산 베어스와 시리즈에서는 2차전 한 경기에 등판했으나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내려갔고, 팀이 4전 전패로 물러나면서 더 이상의 등판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4년 뒤인 2020년에는 본인이 우승의 1등 공신이 됐다. 두산과 다시 만난 시리즈에서 1차전 1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출발을 보인 김진성은 4승 2패로 NC가 우승을 확정한 6차전까지 전 경기에 등판, 6⅔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홀드 3개를 따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연속 등판을 기록한 건 김진성이 처음이었다.
2021시즌을 끝으로 NC에서 방출된 김진성은 곧바로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당시 그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방출 후 정말 간절하게 뛰고 싶어 9개 구단에 직접 전화를 다 돌렸다. 그저 공만 계속 던지고 싶었다. 야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방출 직전해 7.17의 평균자책점으로 흔들렸던 김진성은 LG 이적 후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해 67경기에 나와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거둔 그는 시즌 종료 후 2년 7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며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올 시즌에는 더욱 무르익은 투구를 선보였다. 78경기에 나온 그는 5승 1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24라는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 등판 수와 평균자책점, 홀드는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38세 시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치다.
9월에도 김진성은 16경기에 등판해 1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정우영과 고우석이 차출되며 불펜에 빈자리가 생긴 LG였지만 김진성이 7홀드 3세이브로 활약하며 이들의 공백을 메웠다. 이런 활약 속에 김진성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9월 월간 MVP 후보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특히 투수조에서는 임찬규와 함께 김진성의 이름을 꺼냈다. 그만큼 올해 LG의 호성적에 김진성의 역할이 컸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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