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우크라 민가에 미사일 폭격…6세 아이 포함 최소 51명 사망
러시아 단일 공격 가운데 최다 사망자 발생
젤렌스키 “절대 악만이 민간인 공격 가능”
러시아군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북부 쿠피얀스크 민간인 거주 지역에 미사일을 퍼부어 최소 51명이 숨졌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감행한 단일 공격 가운데 가장 많은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레흐 시네후보우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군이 오후 1시 15분쯤 쿠피얀스크 흐로자 마을에 있는 카페와 상점을 공격했다”며 “당시 많은 민간인이 그곳에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 등은 이번 공격으로 6세 아이 1명을 포함해 최소 51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는 6명, 실종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시네후보우 주지사는 “이 마을 인구 5분의 1이 단 한 번의 테러 공격으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습 당시 피해자 일부는 전사한 우크라이나 병사 장례식에 참석한 뒤 카페에 모여 있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피얀스크는 하르키우주 주요 도시로, 지난해 약 6개월간 러시아에 점령당했다가 최근 우크라이나가 수복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쿠피얀스크를 겨냥한 크고 작은 공격을 이어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미사일 공격을 당한 흐로자 마을엔 군사 시설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르키우 경찰 수석 수사관인 세르게이 볼피노프는 “단 한 명의 군인도, 단 하나의 군사 표적도, 단 한 대의 군용 차량도 없었다”고 분노했다. 현장에선 러시아군이 사용한 미사일 잔해가 회수됐는데, 볼피노프는 “러시아군이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제3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의 흐로자 폭격 사실을 보고 받았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테러는 중단돼야 한다”며 “러시아군은 자신들이 어디를 공격하는지 몰랐을 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누가 민간인에게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가. 오직 절대 악만이 가능하다”고 날을 세웠다.
미국 정부도 규탄 메시지를 내놨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이들과 식료품점에서 저녁 식사로 뭘 만들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폭발하고 시체가 사방에 널리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가”라며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국민이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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